서울시, '침수피해' 지하·반지하 주택 없앤다…주거불허 추진

기상관측 115년 만에 가장 많은 양의 기록적인 폭우가 중부지방을 강타해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잇따른 가운데 서울시가 지하·반지하를 주거 용도로 사용치 못하도록 조치하고 단계적으로 줄이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서울시는 10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지하·반지하 거주가구를 위한 안전대책'을 발표했다.

서울 시내 지하·반지하 주거용 건축물은 2020년 기준 전체 가구의 5% 수준인 약 20만가구 규모다. 향후 지하·반지하의 주거 목적의 용도는 전면 불허하도록 정부와 협의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지난 2012년 건축법 제11조에 상습침수구역 내 지하층은 심의를 거쳐 건축 불허가 가능하도록 개정됐으나 이후에도 반지하 주택이 4만가구 이상 건설된 것으로 파악됐다"며 "앞으로는 상습 침수 또는 침수우려구역을 불문하고 지하층은 사람이 살 수 없도록 개선할 방침으로 이번주 중 지하층을 주거용으로 허가하지 않도록 각 자치구에 '건축허가 원칙'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반지하 주택 일몰제를 추진해 기존 허가된 지하·반지하 건축물에 10~20년 유예기간을 준 뒤 순차적으로 주거용을 줄인다는 계획도 수립됐다.

거주 중인 세입자가 나간 뒤 더 이상 주거용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비주거용 용도 전환을 유도하고 건축주 참여를 독려하고자 리모델링 지원, 정비사업 추진 시 용적률 혜택 등의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이 검토된다. 세입자가 나가고 빈 공간으로 유지되는 지하·반지하는 SH공사 '빈집 매입사업'을 통해 사들여 리모델링, 주민 공동창고나 커뮤니티 시설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상습 침수 또는 침수우려구역 대상 모아주택, 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통한 환경개선도 이뤄진다. 지역 내 지하·반지하 주택 거주 세입자는 주거상향을 통해 공공임대주택 입주 지원 또는 주거바우처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시는 이달 내 주택의 3분의 2 이상이 지하에 묻혀있는 반지하 주택 약 1만 7000가구를 우선 현황 파악해 대책을 마련하고 시내 전체 지하·반지하 주택 대상 전수조사,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거쳐 1~3 위험단계로 구분해 관리에 나선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하·반지하 주택은 안전·주거환경 등 모든 측면에서 주거취약 계층을 위협하는 후진적 주거유형으로 이제는 사라져야 한다"며 "임시방편에 그치는 단기적 대안이 아니라 시민 안전을 보호하고 주거 안정을 제공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