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에네르호다르 지역의 자포리자 원전 단지를 점령한 러시아군 <사진 로이터>
2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날 전화 통화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자포리자 방문을 촉구했다고 미국 백악관, 영국·독일 총리실 등이 밝혔다.
이들 4개국 정상은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는 우크라이나의 노력에 대한 지속적인 지지를 재확인함과 동시에 공장 인근에서의 군사 활동을 자제하고 시스템의 상태를 점검하는 등 원전의 안전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자포리자는 단일 원전으로 원자로 6기가 밀집된 설비용량 6000메가와트(MW) 규모의 유럽 최대 규모이다. 러시아는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한 직후 이 지역을 탈취했으며, 지난 3월부터 러시아군 통제하에 있다.
원전 근처에서는 이달 들어 의문의 포격이 잇따르면서 상황 악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과거 체르노빌 원전 사태와 같은 대재앙은 일어날 개연성이 크지 않지만 방사선 누출 위험은 생각해 볼 수 있다고 19일 보도했다.
이달 5∼6일에 이어 지난 11일에도 포격이 연달아 발생해 현재 자포리자 원전과 외부를 잇는 4개의 고압 전원 공급선 중 2개가 파괴된 상태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이를 두고 상대방의 소행이라며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가하는 조직적 포격 탓에 대형 재난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우크라이나를 탓하면서도 "러시아는 IAEA 사찰단이 필요로 하는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18일 자포리자 원전에 IAEA 시찰단을 파견하기로 뜻을 모았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자포리자 원전 상황이 초래할 수 있는 위험성을 우려하며 IAEA 사찰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한편 백악관은 이날 4개국 정상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지속적인 협상, 중동 지역의 파트너에 대한 지원 강화 필요성, 이란의 불안정한 지역 활동을 억제하고 제한하기 위한 공동 노력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