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내각·대통령실·국민의힘, 도대체 뭐 하는 건지 모르겠다"

"국가주의는 '앙시앙레짐'... 尹대통령이 외친 자유는 '누보레짐'"

"국민의힘, 일상정치로 큰 담론 뒤엎어 '무철학 대통령' 만들어"

"여소야대 정국 속 일상화두 '밀당', 5년 뒤 대선에서 야당에 져"

"국가주의적 진보세력, 좋다는 가치 모두 점유하며 5년간 거짓말"

"'가치정당'으로 큰 프레임 싸움해야... 이대로라면 야당에 반사이익"

김 전 위원장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모임 '새로운미래 혁신24' 강연에서 "국가주의가 기반이 된 레짐은 대한민국이 벗어나야 할 '앙시앙 레짐(Ancien Régime, 舊체제)'이고 윤 대통령이 외친 자유의 가치를 기본으로 한 새로운 레짐은 '누보 레짐'"이라며 "대통령께서는 그렇게 이야기를 못하지만 저는 그렇게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대통령이 제가 해석하기에는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 체제변동)'라는 거대한 하나의 혁명적 담론을 던졌다. 이것이 틀렸든 맞든 (대통령이) 그 정도 던졌으면 거기에 대해서 자유주의가 무엇이고 어떤 자유주의가 성립할 수 있는지 치열한 논박이 있어야 하는데 너무 가볍게 취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특히 국민의힘을 겨냥해 "매일 '데일리 폴리틱스(Daily Politics, 일상적 정치)' 이야기가 너무 많다. 비대위원장이 어떻게 되고 그다음에 전직 대표를 어떻게 하고 하는 이런 이야기들"이라며 "매일같이 일어나는 일상적인 발언들이 그 큰 혁명적 담론을 뒤엎어서 대통령을 '무철학 대통령'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레짐 체인지를 주장할 정도로 강한 메시지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거기에 대해 무철학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나는 무슨 이야기인지도 모르겠고, 그것을 받쳐주지 못하는 내각이나 대통령실이나 정당은 도대체 뭐 하는 건지 모르겠다 이 말"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위원장은 "좀 심하게 이야기하면 이대로 가면 5년 뒤(대선)에 우리는 진다"며 "여소야대 정국에서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평균 35개월이 걸리는 이 구조 속에서 과연 대통령과 정부가 국민을 만족시킬 수 있는 조치를 얼마나 할 수 있겠는가. 게다가 대한민국 국민은 대단히 까다롭고 만족의 기준도 다른 국민에 비해 굉장히 높다"고 말했다.

그는 "매일 같이 '일상적인 정치'를 화두로 삼고 그와 싸우고 서로 밀고 당기다 보면 결국은 반사이익은 야당 쪽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우리 당 어디선가는 큰 화두를 가지고 싸워줘야 한다. (그러면) 이긴다"고 강조했다. 이어 "왜 이기는가. 저는 역사의 방향은 '자유'라고 본다. 오늘날 젊은이들이 하는 행태나 젊은이들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을 보시라. 자유라는 것이 결국은 역사의 흐름"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진보세력들은) 늘 규제와 통제, 국가주의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 자기들이 어디로 가야 한다는 방향을 딱 정해놓은 다음에 하위단위의 행동들을 제약하길 좋아하기 때문에 그쪽으로 가게 돼 있다"며 "이때까지 진보나 야당(더불어민주당)은 민주, 통일, 인권, 상생, 환경, 민생 등 대한민국에 좋다는 가치는 (마치 자기들이 독점한 양) 이다 점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외치던 그 가치가 전부 거짓말이었다는 것이 지난 5년을 통해 다 드러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지금 국가나 공적 부분이 완전히 '가치공백' 상태다. 이럴 때 우리가 어떤 가치를 가지고 나아갈 것인가를 정립해서 싸워나간다면 국정이 얼마만큼 비효율적으로 움직이든 간에 큰 프레임의 싸움을 하면 우리가 이길 수 있다. 그런 논쟁이 없이 이대로 가면 반사이익으로 야당이 유리해진다"며 국민의힘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가치정당'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