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개 규제 개선…전기차 충전시간 1시간에서 20분으로 단축

#사례1.전기차를 소유하고 있는 K씨는 집 근처에 있는 100kW급 전기차 급속충전기를 주로 이용한다. 충전 소요시간은 400km 주행 가능한 전기차 배터리를 80% 충전하는 데 1시간 정도 소요된다.그러나 긴급한 상황이 발생해 충전할 시간이 없을 경우 K씨는 자기 차를 이용하지 못해 낭패를 본 경험이 많았다. 개정되는 규정에 따라 400kW급 초급속 충전기가 설치된다면 이제 전기차를 충전하는데 20분밖에 걸리지 않게 된다.

#사례2.고혈압과 당뇨 위험군인 50대 N씨는 맞춤형 건강관리서비스를 이용하고자 건강관리 서비스 업체 P에 문의하였으나, 진료기록 제출이 필요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N씨는 유선으로 병원에 진료기록 사본 발급을 요청했으나, 반드시 신분증을 지참하여 내원할 경우에만 발급이 가능하다고 안내받았다. 그러나 업무가 바빠 시간을 낼 수 없어, 몇주째 진료기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는 개인의 요청에 따라 제3의 기관에게 진료기록을 전송할 수 있으며, N씨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내원 없이도 자신의 진료기록을 통합하고 실손보험 청구 등을 위해 제출할 수 있게 된다. 

정부가 규제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총 943건의 규제혁신 과제를 발굴해 최근 3개월 동안 194건(21%)의 규제를 개선했다고 26일 국무조정실은 밝혔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대구 성서산업단지 내 아진엑스텍에서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차혁신전략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규제혁신 추진현황 및 향후 추진계획'을 보고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규제혁신 추진상황 및 향후 추진계획 ▲환경규제 혁신 방안(환경부) ▲경제 형벌규정 개선 1차 추진방안(기획재정부) 등이 각각 발표됐다.

◆규제혁신 추진상황...943건 중 194건 개선 완료

대표적인 규제 개선 사례로는 기초연금법 시행령을 개정해 보훈보상금을 수령하는 국가유공자도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게 한 것이다. 기존에는 보훈보상금이 소득으로 산정되면서 기초연금 수급 대상에서 제외됐다.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약 1만5000명이 신규로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또 산업안전보건관리비 사용범위를 스마트안전장비나 휴게시설 등으로도 확대했으며 건설업산업 안전보건관리비 계상 및 사용기준도 개정했다.

정부는 현재 추진 중인 과제 749건 중 434건(58%)을 올 연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국회 의결없이도 결정할 수 있는 행정입법 과제는 538건 중 367건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지자체와 법령 정비사항을 공유해 관련 조례를 즉시 제·개정한다는 방침이다.

연내 개선이 가능한 대표적 규제는 전기차 충전기 안전인증 대상을 200kW 이하에서 400kW이하로 확대하는 방안이다. 입법이 완료되면 기존 1시간이 걸리던 전기차 충전이 20분 내에 가능해진다.

이외에도 위성영상 해상도 규제기준을 4m에서 1.5m로 완화해 관련 기업 투자·서비스 개발 촉진 및 위성정보 활용 산업 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게 됐다.

국회입법을 통한 해결 과제 67건은 연내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특히 민생과 관련된 법안은 국회 민생경제안정특위를 통해 신속하게 논의하겠다고 정부는 밝혔다.
 
기재부는 경제 형벌규정의 개선방향과 추진방안을 이날 보고했다. 행정제재만으로도 입법 목적 달성이 가능한 경우는 형벌을 폐지하고 경미한 의무위반인 경우에도 형벌 대신에 과태료 등 행정제재로 전환할 방침이다.

예를 들어 공사변경인가를 받지 아니하고 물류터미널 건설공사를 시행한 자에 대해 형사처벌 대신 사업정지(행정제재)로 전환한다. 또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설립 신고의무 위반 사항에 대해서도 형벌 규정(동일인 등에 1억원 이하 벌금)에서 과태료로 변경한다.

정부는 규제개혁은 속도감 있게 추진하되,이해갈등이 포함되어 있는 과제들은 충분한 이해관계자 소통을 통해 합리적 규제대안을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