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분리의 법·경제적이슈와 정책방향 세미나
은행-빅테크, 규제차익 문제...공정경쟁 규제대상
‘오픈플랫폼’ 통해 빅데이터 공유토록
◆…이용우·민병덕·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한 ‘금산분리의 법·경제적이슈와 정책방향’ 세미나
빅테크가 은행 산업을 주도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으며 금산분리 차원에서 예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오픈뱅킹과 같이 ‘오픈플랫폼’을 도입해 빅테크의 빅데이터를 은행이 활용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김자봉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31일 이용우·민병덕·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한 ‘금산분리의 법·경제적이슈와 정책방향’ 세미나에서 “디지털금융 시대에서도 금산결합은 금융의 공적 역할을 저해하기 때문에 금산분리 운영 원칙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빅테크는 비금융을 고유업무로, 금융을 부수업무로 영위한다는 점에서 핀테크 및 금융회사와 차이가 있다고 봤다. 그는 “빅테크는 다양한 방식으로 금융과 비금융을 동시에 영위해 고유업무 중심의 규제체계에 혼선을 초래한다”며 “시장지배력을 이용해 금융의 효율적 배분을 왜곡할 가능성이 있어 공정경쟁 규제의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글로벌 차원에서 은행 인허가를 받은 핀테크·빅테크는 소형 핀테크 9곳, 중형 핀테크 19곳, 빅테크 14곳 등 총 42곳이다.
‘빅테크 은행’이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디지털금융을 선도하는 영국과 미국의 경우 핀테크에만 은행 인허가를 내줬다. 이들 국가는 핀테크가 디지털혁신을 주도하면 빅테크가 기술을 확장하고 은행이 이를 채택하는 방식이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빅테크에 대한 규제차익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은행은 강한 규제를 받지만 빅테크는 규제가 없거나 약하다. 소비자들은 더 저렴한 빅테크 서비스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며 “빅테크는 기여도에 비해 훨씬 더 큰 편익에 기반한 시장지배자 위치에서 금융을 지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픈플랫폼 도입...사회적으로 바람직”
김 선임연구위원은 빅테크와 금산분리 충돌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금산분리를 완화/유지/강화하는 선택지를 제시했다.
그는 “금산분리 완화는 은행에 대한 플랫폼 사업 진출을 허용해 빅테크의 시장지배를 완화하는 방안”이라며 “은행의 금융사 결정과 플랫폼의 투자의사결정을 완전 분리함으로써 법적 권리 충돌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픈뱅킹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오픈플랫폼’ 도입을 고려해볼 수 있다”며 “은행이 빅테크에 금융정보를 줬던 만큼 이제는 빅테크가 은행에 상품정보를 제공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산분리 유지 방안으로는 빅테크에 자본금 및 건전성 규제를 강화할 것을 주장했다. 빅테크가 은행 인가를 유지하되 완전 독립화한 은행으로 만들어 금산분리를 추구하도록 하는 것이다.
빅테크가 은행 인가를 반납하도록 해 빅테크 은행을 핀테크 은행으로 전환하는 금산분리 강화 방안도 제시됐다.
끝으로 김 선임연구위원은 “빅테크가 은행 산업을 주도하는 것은 디지털금융 혁신이 성숙해져가는 과도기에서 허용 가능하나 궁극적으로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금산분리 차원에서 예방하는 것이 당연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빅테크의 데이터 생산 한계비용이 0에 수렴하는 만큼, 나눌수록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빅테크가 생산한 빅데이터를 ‘오픈플랫폼’을 통해 은행이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