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펜타곤 <사진 로이터>
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북한에 포탄 등을 사들이고 있다는 보도가 사실이냐'는 질문에 "그렇다"라며 "우리가 갖고 있는 정보는 러시아가 북한에 탄약(ammunition)을 요청하기 위해 접촉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라이더 대변인은 "이는 전장의 지속성 측면에서 러시아가 처한 상황을 보여준다"라며 "우리는 러시아가 작전대로 상황이 잘 흘러가고 있지 않다고 평가한다"고 했다.
그는 '러시아가 북한에 무기를 요청한 게 처음이냐', '북한이 러시아에 실제로 제공할 수 있는 게 무엇이냐'는 등의 질문에 "러시아가 북한과 접촉했다는 징후 외에 현시점에선 자세한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과 이란처럼 러시아가 또 접촉 중인 국가나 세력의 존재 여부에 대해서도 "현재로선 말할 수 없다"며 "러시아가 접촉한 국가로 북한과 이란을 봤다는 것뿐"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지역에서 경계 근무 중인 러시아군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정확한 무기의 종류와 수송 시기 및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익명의 미 정부 관계자는 러시아가 해당 탄약 외에도 다른 북한 장비를 추가 구입할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서방의 대(對)러시아 제재 조치의 일환으로 수출이 통제돼 핵심부품난에 처해 있는 데다 국제 무역에서도 고립된 상황이어서 자체 생산 능력이 저하된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달 이란으로부터도 '모하제르-6'과 '샤헤드-129', '샤헤드-191' 등 군사용 UAV(무인항공기)를 수입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미국은 이들 상당수가 결함이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미 국방·외교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에서 러시아 팀을 이끄는 메이슨 클락은 “러시아 정부는 북한에서 뭔가를 산다는 사실에 긴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또 다른 싱크탱크인 기업연구소의 군사 전문가 프레데릭 W. 케이건은 "북한이 생산하는 152mm 포탄이나 다연장 로켓에는 첨단 기술이 없다"고 했다. 그는 "러시아가 북한에 손을 벌리는 것은 전쟁 준비에 필요한 가장 단순한 물건조차 생산할 수 없다는 신호"라고 했다.
NYT는 러시아가 서방 국가들의 경제제재를 극복하고 석유 등 에너지 자원 수출로 경제를 지탱하고 있지만 적어도 군수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NYT는 결과적으로 러시아가 북한이나 이란처럼 국제 사회와 단절된 소위 '왕따 국가들(pariah states)'에 눈을 돌려 무기를 사들이고 있다며 유엔 결의 위반을 감수하고라도 무기 확보가 급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NYT는 중국의 경우 서방의 제재를 무시하며 러시아 석유를 수입하고 있지만 적어도 러시아에 군사 물품을 제공하는 행위는 자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19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했다. <사진 로이터>
지난 7월, 북한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친러 분리주의세력이 세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을 공식 승인한 바 있다. 전 세계에서 이들을 국가로 인정한 세력은 러시아와 시리아, 북한뿐이다. 우크라이나는 이같은 조치 직후, 북한과의 외교 관계를 단절했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동진에 따른 러시아의 안보 위협과 미국·서방의 패권주의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러시아를 적극 옹호하고 있다.
러시아 군사전문가인 이고르 크롯첸코는 지난달 8일 러시아 관영 채널1에 출연해 10만 명의 북한 자원자들이 이번 사태에 참여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북한 전문매체인 데일리NK는 북한이 러시아가 전쟁에서 승리한 이후 동부 반군 지역에 1000명이 넘는 노동자를 투입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로이터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