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세부담 수준에 맞게 개편" 권고
올해 한국경제 2.8% 성장 전망…종전보다 0.1%P↑
재정은 "건전성 강화"…준칙 도입 계획은 높게 평가
◆…OECD는 19일 발표한 '한국경제보고서'를 통해 "과거 종부세 인상은 수용성 저하, 세부담의 임차인 전가를 야기했다"며 "주택시장 안정 기여, 지속가능한 세부담 수준에 맞게 개편해야 한다"고 권고했다.(사진 연합뉴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우리나라의 종합부동산세를 '지속가능한 세부담 수준'에 맞게 개편할 것을 권고했다.
1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OECD는 이날 '한국경제보고서'에서 "그간 종합부동산세의 급격한 인상으로 납세자의 수용성 저하, 세부담의 임차인 전가 등 문제점이 발생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종부세 개정은 원래 의도대로 주택시장 안정화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세금 부담 방식 역시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OECD는 "그렇지만 더 큰 관점에서 볼 때, 주택 관련 세금 및 거시건전성 정책의 잦은 변경은 지양해야 한다"며 "잦은 정책 변경은 변동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변경된 정책이 다음 정권에서 취소될 것을 예상되면 기대한 정책효과도 낼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양도소득세 인하를 두고선 "미사용 주택의 시장 공급을 늘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
최근 한국경제에 대해선 "코로나 위기를 효과적으로 극복하며 2020년 처음으로 1인당 GDP가 OECD 평균을 상회하는 등 경제피해를 최소화했다"고 평가했다. OECD는 올해와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각각 2.8%, 2.2%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OECD는 "소비는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이며, 투자는 한국제품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 및 기업투자 계획에 힘입어 견조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증가율은 '국제유가가 내년에도 현 수준을 유지한다'는 전제를 두고 5.2%로 내다봤다. 경제성장에 발목을 잡을 리스크로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 봉쇄조치, 한반도 지정학적 변수 등을 꼽았다.
재정정책에 대해선 "정부부채비율이 다른 국가에 비해 낮은 편이나, 향후 고령화·사회안전망 확충에 따라 빠른 상승이 예상된다"며 "점진적으로 재정건전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러면서 "물가 압력을 가중하지 않는 방향으로 재정지원이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취약계층에 대한 선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관리재정수지를 관리지표로 하고 법률에 근거를 둔 '재정준칙' 도입 계획은 높게 평가했다.
"생산성 격차가 노동시장 이중구조로 이어지며, 부작용 야기"
◆…19일 오전 KDI에서 진행한 '2022 OECD 한국경제보고서 발표 포럼'. (왼쪽부터) 최현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사회보장재정정책연구실장, 한상균 보건복지부 국제협력담당관, 정은미 산업연구원 성장동력상업연구본부장, 박용진 한국은행 정책연구부장, 이지호 기획재정부 민생경제정책관, 빈센트 코엔 OECD 경제검토국 부국장 직무대행, 욘 파렐리우센 OECD 한국/스웨덴 데스크헤드, 고영선 KDI 원장 직무대행,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 한요셉 KDI 산업ㆍ시장정책연구부 연구위원.(사진 KDI)
OECD는 "중소기업에 차별화된 규제 적용, 보조금 지급, 공공조달 우대 등 보호로 인해 중소기업의 생산성 제고가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저생산성 중소기업에 대한 과도한 지원을 줄이고, 연구개발(R&D)·디지털화 지원, 무형자산을 담보로 한 재원조달 등 생산성을 높이는데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기업·중소기업간 생산성 격차는 노동시장에서 정규직-비정규직간 이중구조로 이어져 임금·안전망·고용보호 등의 격차를 유발한다는 문제도 있다. OECD는 "이러한 격차는 학벌주의를 초래하며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 노동시장 진입 지체, 미스매치 심화, 결혼·출산 지연 등을 야기한다"며 "정규직 보호수준 합리화, 비정규직의 사회보험 적용 확대 등을 통해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개선하고 교육분야 개혁도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대해선 "한국의 배출권거래제는 총 배출량의 74%에 대해 적용되나, 상향된 NDC 목표 대비 배출허용총량이 아직 높다"며 “배출허용총량을 감축목표와 일치시키고 배출권 유상할당 비중을 확대하며, 탄소비용을 효과적으로 반영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EITC 적용 대상 늘리고…교육·노동시장간 미스매치 해소해야
OECD는 "사회안전망 수혜자가 저임금 직장 재취업 유인이 낮다"며 근로장려금(EITC) 적용대상을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 또 "자영업자 등의 저조한 참여로 고용보험 수혜대상이 50% 미만"이라며 "효과적 이행수단을 통해 자영업자 고용보험 가입 확대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후소득보장 개선을 위한 종합적인 연금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기초연금은 "수혜대상의 지나친 확대로 개별 지원수준이 미흡하다"며 "국민연금제도 개혁을 전제로 기초연금 수혜대상 축소, 개별급여액 상향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소득대체율·기여율 확대, 기대수명과 연계 등 수급연령을 상향할 것을, 개인연금은 위험자산 투자비중 확대 및 자동가입 방식 도입을 권고했다.
또 의료분야 개혁에 대해 "재정부담에 대한 고려 하에 의료급여 부양의무자기준을 단계적으로 완화하고, 1차의료 역할 강화를 위해 의대정원을 확충해야 한다"고 밝혔다.
OECD는 교육개혁을 통한 노동시장과의 미스매치를 해소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OECD는 "대학 입시경쟁으로 인한 직업교육 관심 저하 등 중·고등학교의 직업교육 기능이 약화됐다"며 "마이스터고·일-학습병행제를 확대하고, 획일적 시험제도 비중 축소, 재능·적성 계발을 위한 직업교육·진로상담 기능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상품·노동시장을 개혁해 청년고용 기반을 만들어야 한단 목소리다. OECD는 "혁신적 중소기업·벤처는 청년 일자리 창출 주역으로 자리매김했다"며 "벤체캐피털·기술기반금융 확충, 중소기업 디지털 전환 등을 지원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 중, 직접일자리 사업 비중을 축소하고 직업훈련과 취업지원서비스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