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증시 떠나는 외국인...외국인투자등록 제도 어떻게 개선될까

국제적 정합성 맞게 외국인투자등록 제도 개선
외국인투자관리시스템(FIMS)서 매매동향 모니터링
옴니버스계좌 도입에도 실효성 지적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5일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코스피 주식 시가총액은 약 575조원으로 전체(1892조원)의 30.39%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2009년 7월 27일(30.37%) 이후 최저치다. 19일 기준으로도 30.63% 수준이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15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책 세미나’에 참석해 ”우리나라에만 있는 낡은 규제, 경직적인 규제를 발굴해 족쇄를 하나하나 풀어가겠다“며 ”1992년 도입돼 지금까지 운영 중인 외국인투자자 등록제가 합리적으로 개선될 여지는 없는지 등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수 금융위 자본시장정책관도 이날 “외국인투자자는 투자 옵션이 많기 때문에 한국 시장이 불편하면 다른 시장으로 옮겨간다. 정부는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국제적 정합성에 맞지 않는 부분을 고치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외국인투자등록 제도를 언급했다.
외국인투자등록 제도(IRC)는 외국인 취득 한도관리 및 거래동향 파악을 위해 외국인의 인적사항을 금융감독원에 사전 등록하도록 하는 제도로 우리나라가 주식시장을 외국에 개방한 1992년부터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다.

투자등록 방법은 외국인이나 그 대리인이 투자등록신청서 및 공적서류를 준비해 금감원에 방문 제출하거나, 상임대리인이 금융정보교환망(FINES)을 통해 온라인으로 신청하는 식이다. 투자등록신청서에는 성명, 생년월일, 주소, 국적 등 인적사항과 투자자 구분, 거래관계 등 내용을 기재한다. 법인의 경우 재무상황, 제1대주주, 직접투자분 내역 등도 작성한다.

이후 발급받은 투자등록증을 금융기관에 제시하고 매매거래계좌를 개설하면 증권투자가 가능하다. 외국인ID 등록자는 작년말 기준 5만1185명이며 절반가량은 글로벌 자산운용사다. 금감원은 코스콤에 위탁한 외국인투자관리시스템(FIMS)을 통해 외국인의 주식·채권 보유 및 매매정보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MSCI는 투자자등록 의무화 및 제출서류 과다 문제를 지적해왔다.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이 가장 많으나 룩셈부르크, 케이맨제도 등 조세회피처(30%)와 기타 국가의 비중이 절반이 넘어 개별 투자자의 인적사항을 파악하는 실익이 크지 않다”고 봤다.

우리 정부는 2016년 외국인 통합계좌(옴니버스계좌)를 도입해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여러 펀드를 하나의 계좌로 묶어 주문과 결제를 수행하고 통합적으로 사후보고하도록 했다. 다만 당초 취지와 달리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잇따른다.

이승호 자본연 선임연구위원은 “옴니버스계좌도 계산주체별(펀드별)로 사전적인 투자자등록을 해야 하며 최종투자자가 추가되는 경우 매매주문 이전에 외국인ID를 발급받아야 한다”며 “실제 최종투자자 파악에 어려움이 있고 개별 펀드에 대한 투자자 등록의무와 혼재돼 운영된다”고 지적했다.

남길남 자본연 선임연구위원도 “IRC 계좌 단위로 후선업무(백오피스)가 처리돼 활용이 제한적이다. 옴니버스계좌 단위로 후선업무 처리를 허용할 필요가 있다”며 “외국인 투자한도를 사후관리로 전환하고 기존ID를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방식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국인투자등록 제도를 완화하되 모니터링은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승호 선임연구위원은 “외국계 헤지펀드의 대량 포지션 구축으로 인한 시장 왜곡이나 불법 자금 유출입 등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을 최소화할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외국인 증권투자의 질적 개선을 위해 어떤 투자자로부터 어떤 성격의 자금이 유입됐는지 정확한 판단이 필요하다”며 “보다 세밀하고 정확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조기경보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