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 대형 로펌 행정소송서 평균 42% 패소
11년간 행정소송 패소로 5000억 넘게 환급
소송전담 변호사 1명뿐…"환골탈태 변화 필요"
◆…관세청이 위치한 정부대전청사 전경.(사진 관세청)
이른바 '6대 로펌'과 맞붙은 조세행정 소송에서 관세청의 패소율이 40%를 넘기며 전체 평균치를 웃돌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소송 10번 중 4번 이상은 진다는 의미다.
21일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김앤장과 화우, 율촌, 광장, 세종, 태평양 등 6대 로펌이 법률 대리한 조세행정 소송에서 국가 패소율은 올해 7월 현재 41.2%에 달했다. 전년(24%)보다 무려 17.2%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전체 조세행정 패소율(27.0%)과 비교해도 대조적이다. 유 의원은 "지난 11년간 평균 42.54%로 관세청은 6대 대형 로펌에 패소해 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관세청이 행정소송 패소로 돌려준 금액이 지난 11년간 5030억원에 달했다. 올해 7월까지만 하더라도 이미 512억원을 환급해줬다. 지난해 전체 환급액이 143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1년새 4배가량 급증한 수치다. 지난 11년간 관세청이 지급한 행정소송 수임료는 총 51억7400만원에 달한다.
유동수 의원은 "높아지는 관세행정 수요를 고려해 전문 인력 확보에 힘써야 한다"며 "적정 수준의 예산을 투입해 전문 인력과 시스템을 보강하고 연간 수백억원 규모의 환급액 지급과 불필요한 소송을 방지하는 것이 장기적 관점에서 국고주의와 국민 편익에 부합한다"고 지적했다.
행정소송 전 관세당국에 문제를 제기하는 절차 역시 인용률(납세자 승소)이 큰 폭으로 올랐다. 올들어 7월까지 관세청을 상대로 한 과세 전 적부심, 이의신청, 심사청구, 심판청구, 감사원 심사청구에서 불복청구 인용률은 38.9%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21.6%)에 비해 17.3%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이처럼 늘어나는 조세불복에도 관세청 소속 소송전문 변호사는 단 1명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본부에만 있을 뿐 지방세관에는 전무했다. 관세청의 행정소송은 대리인을 통한 진행보다 직접 수행하는 비율이 월등히 높다. 지난해 총 59건의 행정소송 중 86.6% 51건이 직접 수행이었고, 13.6%인 8건이 대리인을 통한 수행이었다.
유 의원은 "처참한 수준의 행정소송 패소로 올해만 512억원 이상 막대한 금액을 토해내는 일이 관세청에서 벌어진다"면서 "'제대로 과세하고 제대로 걷는다'는 국민 상식선에 부합하도록 환골탈태 차원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