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발언' 사과 대신 언론·야당 공격... 분노 키우는 김은혜
민주, "김 수석, 전 세계 상대로 거짓말 하지 말라"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쉐라톤 뉴욕 타임스퀘어호텔 내 프레스센터에서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윤 대통령의 문제 발언은 21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 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 참석 후에 윤 대통령과 박진 외교부 장관 등 일행이 행사장을 빠져나오면서 언론에 포착됐다.
이때 윤 대통령이 "국회(미 국회)에서 이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냐?"라고 말한 것이 공동취재진 카메라에 잡혔고, 언론에 공개되면서 논란이 빠르게 확산됐다.
국내 언론은 물론 해외 언론에서까지 미 의회와 정상을 향해 비속어 사용으로 폄훼했다는 논란이 보도됐다. 더구나 이 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48초 환담'을 나눈 직후였다.
대통령실은 22일 김은혜 홍보수석이 브리핑을 통해 "이XX들"이 지칭하는 것은 미국 의회가 아닌 한국 국회이며, "바이든"이라는 말은 "날리면"이라고 해명하며 진화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남 후 미국 의회에 대해 막말을 했다는 동영상이 유포되면서 논란이 일고있다. [KBS 방송화면 캡처]
또 다른 네티즌은 "인정하고 사과했으면 측은해도 그럴 수 있다고 할 일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정쟁화해버리면 결국 검증 들어가고 요즘 시대 기술로 소음 제거하면 원본 음원 다 나온다. 결국 일 크게 만드는 것일뿐... 그리고 대변인 말대로라면 반박 이전에 외교라는 공무수행 중에 국회를 모욕한 부분에 대해 먼저 사과해야지. 바이든은 비슷한 일로 기자 한명 모욕해도 사과하더라. 대변인이 머리는 있는 거야?"라며 김 수석을 해명이 무리수라는 지적들이 나왔다.
또 "국민 모두가 귀머거리로 보이니? 도대체 이런 천박한 변명은 누구 머리에서 나오는 거니?"라며 대통령실의 대응이 손으로 하늘 가리기라고 지적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이날 관련 기사의 상당수 댓글에서 김 수석의 해명에 대해 비판적인 지적이 주를 이뤘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김은혜 홍보수석은 전 세계를 상대로 거짓말하지 마라"고 직격했다.
박 대변인은 "김은혜 홍보수석이 윤석열 대통령의 실언을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고 "대한민국 야당을 향한 발언"으로 해명했다"며 "김은혜 수석의 해명은 국민은 물론 전 세계를 상대로 한 사상 최악의 거짓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명은 사실을 밝히는 것이지 거짓말로 사실을 덮는 것이 아니"라며 "온 국민이 들었고, 전 세계로 보도되는 대통령의 실언을 눈 가리고 아웅 하며 속이겠다니 정말 뻔뻔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김 수석 말대로면 국민이 '바이든'과 '날리면'도 잘못 알아듣고, 미국 의회와 대한민국 국회도 구분 못 한다는 말입니까?"라고 맹폭했다.
박 대변인은 "세계 유수 언론이 윤 대통령의 비하 발언과 욕설을 보도했는데, 김은혜 수석은 전 세계를 상대로 거짓말을 하는 거냐"며 "말실수는 진솔한 사과를 하면 해프닝으로 끝나지만, 거짓말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불신을 키울 것"이라고 충고했다.
그는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이 뻔뻔하게 거짓말이나 일삼는다는 평가를 받을까 심히 우려된다"며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을 돕는 것인지 망치고 있는 것인지 돌아보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 "적당히 자신들의 위기를 모면하려다가 대한민국을 위기에 빠트리지 말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진솔하게 사과하고 당장 김은혜 수석을 포함해 이번 거짓 해명 사태를 만든 청와대 참모진 전원을 경질하라"고 촉구했다.
김 홍보수석의 해명은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논란을 진화하려고 나섰으나, 결국 여론의 분노를 키우는 꼴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28%로 나타나 다시 20%대로 하락했다.
위 조사는 한국갤럽이 지난 20~22일까지 사흘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9월 4주차 정례 여론조사(응답률 10.4%,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를 설문한 결과, '잘하고 있다'는 긍정평가는 28%,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61%로 나타났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