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부흥개발은행서 11억 급여 받았지만 비과세 대상
신현영 "건보 허점 분석해 적법하게 혜택 악용"
조규홍 "EBRD에서 제공하는 의료보험 가입"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충정로사옥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2.9.8 사진:연합뉴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공직에서 퇴직하고 해외 기관 재직시 연봉 3억원을 받으면서도 공무원인 배우자의 직장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등록돼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자료에 따르면 조 후보자가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이사로 재직 당시(2018.9~2020.3) 배우자의 직장 피부양자로 등록돼 건보료를 면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 후보자는 기재부 재정관리관직을 퇴직한 이후 EBRD 이사로 재직(2018년 10월~2021년 7월)하면서 당시 수당을 포함해 약 3억원의 연봉을 받으면서 동일한 기간에 공무원연금 1억여 원도 수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8년 당시 국민건강보험법은 연소득 3400만원 이하인 경우 배우자 및 직계 존비속의 피부양자로 등록이 가능했다. 현행 국민건강보험법은 연소득 2000만원 이하로 조정됐다.
조 후보자의 경우 급여 소득으로 따지면 건강보험 피부양자 인정요건에 해당되지 않지만 은행설립협정에 따라 EBRD에서 발생한 소득은 억대 연봉임에도 비과세 대상이 됐다.
이에 따라 소득세법상 연봉이 소득으로 간주되지 않아 공무원 연금도 감액없이 전액을 받을 수 있었다.
공무원연금법에 따르면 연금수급자가 연금을 제외한 소득의 월평균금액이 전년도 평균연금월액(22년 적용기준 242만원)을 초과하면, 연금 지급을 감액하거나 정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신현영 의원은 건강보험 정책을 책임질 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억대 연봉'을 받으면서도 '국내 소득'이 아니란 이유로 건보료를 내지 않은 건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EBRD 재직 기간 동안 10회에 걸쳐 174일을 국내에 머물렀지만 해당 기간 국내 건강보험 이용 내역에 대해 조 후보자 본인이 미동의해 자료조차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신 의원은 "11억의 급여를 받으면서 만51세의 나이에도 공무원연금을 감액없이 1억 이상 수령했다"며 "건강보험은 배우자의 피부양자로 등록하는 등 제도의 허점을 정확하게 분석해 전문가답게 적법하게 혜택을 악용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금 개혁의 적임자로 추진한 사유가 제도의 허점을 정확하게 파악해서 합법적으로 혜택을 누린 능력인지 윤석열 정부의 인사책임자는 밝혀야 할 것"이라면서 "연금과 건강보험 개혁은 조규홍 후보자가 누린 혜택과 기득권을 바로잡는 일부터 시작되어야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은 "EBRD 근무로 인한 소득은 소득세법상 비과세로 국세청에 신고되지 않고 건강보험 피부양자 요건 판정 시 고려 대상도 아니다"면서 "비과세 소득에 대한 국세청의 과세권이 없고 신고 반납할 방법이 없으며, 소득세 부과는 후보자의 선택에 의한 문제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EBRD 재직 당시 EBRD에서 제공하는 의료보험에 가입해 영국 의료서비스를 이용했다"면서 "영국에 거주하는 기간 동안 지역 가입자 건강보험료도 건보공단이 부과하는 바에 따라 성실히 납부했다"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