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에 시름하는 '美 기술주'…10% 추가 하락 전망

미국 달러화 강세가 세계 물가상승을 주도하는 가운데, 미국 기술기업의 주가가 앞으로 10% 더 하락할 전망이라고 블룸버그가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MLIV 펄스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술기업 분석가 914명 중 3분의 2 이상이 2022년 내내 미국 기술기업의 실적이 시장을 실망시킬거로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알파벳의 구글과 페이스북, 넷플릭스 같은 기술기업들이 전 세계에서 진출해 있는데, 강달러 영향으로 세계 경제가 어려워짐에 따라 매출이 줄어들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나스닥 100지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올해 들어 지금까지 약 31% 하락했다.

물가상승 영향으로 비용이 오르는 가운데 달러 강세로 인해 미국 기업의 현지 이익이 줄어들고 있다. 이는 가치가 낮아진 현지 통화를 달러로 바꾸는 과정에서 손실이 일어나기 때문.

애플은 아시아와 유럽 국가에서 앱스토어의 앱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6월 마이크로소프트는 달러화 강세 때문에 매출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지난 7월 소니는 투자자들에게 세계 경제 침체와 달러 강세 영향에 대해 경고했다.

페이스북의 메타버스 꿈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MLIV 펄스의 설문조사 응답자 70%가 메타버스가 무엇인지 알고 있지만 향후 2년 동안 사람들과 기업들이 소통하는 방식을 바꾸지 않을 거로 내다봤다.

반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전 세계 에너지 위기가 심화되고 있어 전력 효율이 높은 제품을 생산하는 기술기업에 수혜가 돌아갈 것이라고 블룸버그가 예상했다.

투자자들은 높은 전기 요금과 연료 부족 상황이 친환경 솔루션 개발을 촉진시키고 있다고 봤다. 설문조사 응답자 63%는 가스 및 석유 위기가 지속 가능한 전자제품의 개발을 앞당길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 터프츠 대학교의 레이첼 카이트 국제법 및 외교학 전문대학원 학장은 블룸버그에 "에너지 효율과 재생 가능 에너지에 더 많이 투자했다면, 상황은 지금보다 나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롭 바멧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청정에너지 분석가는 "지난 12개월 동안 유럽 가스 가격이 거의 5배 오르면서 청정에너지 장비 공급기업들의 매출도 50% 이상 오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