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직원·동생에게 323억7000만원씩 총647억여원 추징
검찰,횡령액 93억원 추가해 공소장 변경 신청...법원 불허
◆…검찰로 송치되는 '614억 원' 횡령 우리은행 직원 사진:연합뉴스
600억원대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우리은행 직원이 1심에서 징역 13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조용래 부장판사)는 30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재산국외도피 혐의로 구속기소된 우리은행 직원 A(43)씨와 동생 B(41)씨에게 각각 징역 13년과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또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함께 기소된 개인투자자 C씨에게도 징역 1년과 추징금 10억여원을 선고했다. 개인투자자 C씨는 횡력액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A씨에게 투자정보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약16억원을 받은 혐의다.
재판부는 A씨 형제에게 1인당 323억7000만원씩 총 647억여원을 추징하라는 명령도 내렸다. 유죄로 인정된 횡령 액수는 614억원이지만 외국으로 빼돌린 50억원도 추징액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614억원이 넘는 거액을 횡령해 죄질이 무겁고, 회사 시스템 자체를 위협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은행과 합의하지 못했고 피해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 횡령 규모 등에 비춰 엄중한 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A씨 형제가 범행을 대체로 인정하고 반성하면서 자수한 점과 동종 전과가 없는 점 등은 양형에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우리은행 본점에서 근무하던 A씨는 2012년 10월부터 2018년 6월까지 은행계좌에 있던 약 614억원을 빼돌려 주가지수옵션 거래 등에 사용했다. A씨는 돈을 인출한 근거를 만들기 위해 문서를 위조하는 한편 횡령금 일부를 해외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 계좌로 송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가족의 사업 부진으로 10억 원 상당의 채무가 발생하자 손실을 메꾸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선고를 앞둔 지난 22일 보강 수사 등을 통해 93억2000만원 상당의 횡령액이 추가로 확인돼 기존횡령 614억원을 707억원으로 늘려 법원에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검찰은 "이대로 선고할 경우 항소심에서는 제3자가 증여받은 금원은 추징할 수 없어 피해액을 회복할 수 없게 된다"며 변론 재개도 요청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범행 방법이 다르거나 특정돼 있지 않다"며는 불허했다.
검찰은 A씨가 가족과 지인 등 제3자에게 빼돌린 돈이 총 18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