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한 위촉계약에 설계사·소비자 모두 고통...보험사 횡포 들여다봐야”
◆…사진=흥국생명 제공
최 의원이 공개한 흥국생명 내부문건에 의하면 흥국생명은 올해 초부터 ‘저능률 설계사 관리방안’이라는 내부 정책을 통해 소속 설계사들에게 실적을 강요하고 실적에 미달할 경우 강제로 해촉하겠다는 등 갖가지 횡포를 부렸던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보험설계사들은 특수고용형태근로자로서 근로계약서가 아닌 위촉계약서를 통해 보험사와 계약을 맺고 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보험사의 경우 설계사가 판매된 보험에 대한 수수료를 일시에 지급하지 않고 일부 선지급 뒤 잔여수수료를 분할하여 지급하고 있는데 여기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한다.
잔여수수료 지급 도중 설계사가 해촉되거나 이직되었을 경우 각 회사가 마련한 별도 기준에 따라 잔여수수료를 차등 지급하는데 흥국생명의 경우 타 대형보험사와 달리 잔여수수료를 전혀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뿐만 아니라 설계사의 해촉 또는 이직으로 계약관리가 되지 않아 고객이 보험을 해지하는 경우 기존에 지급한 수수료를 환수하고 이를 위해 이행보증보험까지 가입시키고 있다.
이처럼 부당한 대우들로 인해 보험설계사들의 13개월차 등록정착률은 평균 5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1년 후 남아있는 보험설계사들은 두 명 중 한 명인 셈이다.
흥국생명의 경우에는 더욱 심각해서 2022년 상반기 기준 13개월차 등록정착률이 27.9%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 결과 흥국생명에서는 지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연평균 12만 건의 관리자를 잃은 '고아계약'이 발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피해를 받는 것은 결국 보험에 가입한 금융소비자들이다. 최승재 의원에 따르면 흥국생명의 고아계약 평균 재배정시간 역시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도에는 평균 222일, 7개월이 넘게 소요됐고 지난해에도 평균 120일로 재배정에 4개월이 걸렸다. 이처럼 관리하는 설계사가 배정되지 않는 동안 소비자들은 결국 보험계약을 해지했다. 작년 기준, 13개월차 보험계약 유지율은 평균 80%, 25개월차 보험계약 유지율은 70%대에 불과하다.
흥국생명의 이러한 행동 배경에는 흥국생명이 현재 신청을 진행 중인 자회사형 GA 설립이 있다고 최 의원은 지적했다. 보험사가 제판분리를 위해 자회사형 GA를 설립할 경우에는 유동성 비율과 RBC 비율 등 정해진 자격요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현금 등 자산의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최 의원은 “흥국생명의 자회사형 GA 설립을 비롯해 보험사들의 무리한 수익추구가 보험설계사에게 전가되고 궁극적으로는 소비자들의 피해로 돌아오고 있다”면서 “흥국생명 뿐 아니라 부당하고 불공정한 위촉계약에 고통받는 전국 45만 보험설계사와 보험의 가입과 해지를 반복하며 무의미하게 보험료를 납부하는 소비자들의 보호를 위해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가 왜곡된 보험시장에 대해 책임을 가지고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 대해 금융위원회가 책임을 가지는 행동을 보여주고, 더 큰 문제로 확대되기 전에 흥국생명의 자회사형 GA 설립에 대해 주도면밀히 검토해서 시정조치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흥국생명 관계자는 최 의원의 지적에 대해 “올해 1월말 기준 '저능률 관리방안'은 2개월 연속 환산성적 20만원 미달을 기준으로 삼았으나 오히려 '3개월 무실적자'로 기준을 완화했다”면서 “3개월 무실적자에 대해서도 유예요청서 동의를 받고 활동을 독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급 수수료 환수와 관련해서는 고객이 보험을 해지할 경우 기존 수수료 환수를 위해 진행하는 것으로 타사도 동일하게 운영중이다. 이는 불완전 판매 방지를 위한 목적”이라며 “계약유지율 지표는 생보사 평균 유지율이 13회차 83.9%, 25회차 67.1%로 평균을 웃도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