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위 '신탁업 혁신 방안' 발표
- 신탁된 주택 주택연금가입 허용
- 가업승계신탁 후견신탁 등 활성화
- 저작권 등 조각투자 서비스 법적 근거 마련
금융위원회는 12일 신탁을 활용한 가계 재산의 종합관리와 중소·혁신기업의 자금조달을 활성화 하기 위해 이같은 내용을 담은 ‘신탁업 혁신 방안’을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내년 1분기 중 법령 개정에 들어갈 이 방안은 ▲신탁업의 종합재산관리 기능 강화▲신탁을 통한 자금조달 활성화▲소비자 수요에 맞는 다양한 신탁상품 개발▲소비자 보호 강화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신탁업의 종합재산관리 기능 강화
▲취급재산 다양화
현행 법상 신탁 가능한 재산은 금전, 증권, 금전채권, 동산, 부동산, 부동산관련권리, 무체재산권 등 7종의 재산으로 제한돼 있다. 특히 채무의 신탁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데 현실에서는 대부분의 자산이 담보대출 등 채무와 결부돼 있는 상황이다.
이에 금융위는 채무·담보권 등도 신탁 가능 재산에 추가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고객의 재산상황과 목적에 맞는 맞춤형 신탁의 활성화가 기대된다. 예를 들어 해외 장기체류 중인 주재원이나 재산관리 능력이 떨어지는 고령층 등이 담보대출 채무가 있는 주택도 신탁을 통해 관리할 수 있게 된다.
▲비금융 전문기관과의 협업
신탁업무의 위탁 관련 규율을 정비해 병원 법무법인 등 비금융 전문기관이 신탁업무 일부를 맡아 전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한다. 이에 따라 신탁업자가 다양한 재산을 수탁하고 이를 분야별 전문기관에 맡기는 전문적 맞춤형 재산관리가 강화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법무법인의 유언대용 신탁, 특허법인의 지재권 신탁, 의료법인 및 병원의 치매·요양 신탁, 동물병원의 애완동물 신탁 등이 가능하게 된다.
◇신탁을 통한 자금조달 활성화
미국 일본 등에서는 중소기업 등이 보유자산을 유동화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신탁이 널리 활용되고 있다. 신용등급이 낮아 자금조달이 어려운 중소기업 등에게 신탁을 통한 자금조달은 '도산격리 효과'를 제공한다. 즉, 재산의 소유권이 수탁자에게로 이전돼 위탁자의 도산 위험으로부터 재산을 보호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비금전재산신탁의 수익증권 발행이 제한되고 있어 이같은 자금조달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또 최근 규제특례를 통해 빌딩·저작권 등 다양한 비금전 재산을 신탁해 수익증권을 발행하는 조각투자 서비스가 출시되고 있지만 정작 법령상 해당 수익증권의 발행 근거는 없는 상황이다. 이에 금융위는 비금전재산신탁의 수익증권 발행을 원칙적으로 허용하는 방향으로 법령을 개정키로 했다.
◇신탁상품 다양화
고령화 시대에 수요가 큰 다양한 유형의 신탁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한다.
▲가업승계신탁
자본시장법상 15%로 제한돼 있는 신탁 주식의 의결권 규제 등을 완화한다.
▲주택신탁
현재 개인이 소유한 주택만 주택연금 가입이 가능하게 돼 있는 주택금융공사법을 개정, 신탁된 주택도 주택연금 가입을 허용한다.
▲후견신탁
가정법원의 적극적 역할로 후견신탁에 대한 인식이 개선된 일본의 예를 참고해 후견신탁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한다.
◇소비자 보호 강화
우리나라는 신탁업자의 선관의무 등 소비자 보호 규율이 선진국에 비해 미흡한 것으로 지적돼 왔다. 이에 금융위는 다수 수익자에 대한 공평의무를 신설하고 신탁업자의 선관의무를 정비키로 했다. 공평의무라 수익자가 다수인 경우 수탁자는 각 수익자를 위해 공평하게 신탁사무를 처리해야 한다는 뜻이다. 금융위는 이밖에 종합재산신탁에 편입된 금전의 운용방법에 대한 규율을 정비하고 상품성 신탁에 대한 수수료를 합리화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