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순방 예산 4억원 예비비 편성 지적에 "尹 나토, 유엔총회 순방 예산도 공개해야"
단골 의상실 디자이너 딸, 청와대 요리사 동행에 "尹정부 순방 명단도 공개하면 해소돼"
윤건영 "초청장, 감사 서한 등 외교부 자료로 있어...공개 안 하고 연기만 피워"
"타지마할 방문, 정상외교의 친교일정...바이든 대통령, 삼성 반도체 공장 간 것과 같아"
◆…모디 인도 총리의 공식 초청으로 인도를 방문 중인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18년 11월 7일 오전(현지시간) 인도 우타르프라데시 주 아그라의 타지마할을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김정숙 여사의 2018년 인도 방문을 놓고 국민의힘에서 청와대가 김 여사의 방문을 인도 측에 먼저 요청했다며 '셀프 초청'이라고 공세를 펴는 데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인도 모디 총리의 간곡한 요청이 있었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고 의원은 13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장관급으로 검토돼 도종환 문체부 장관이 가기로 했다가 김정숙 여사의 순방으로 진행됐는데, 인도 정부에서 '여사님이 꼭 와주셔야 된다', 이렇게 얘기를 했던 건가'라고 진행자가 묻자 이같이 밝혔다.
고 의원은 "모디 총리와 문재인 전 대통령이 김정숙 여사 방문 몇 달 전 인도에서 정상회담을 가졌고, 당시 모디 총리가 다왈리 축제에 와줄 것을 요청했다. 거기에 대한 화답으로 고위급 인사를 보내드리겠다고 답을 했고, 거기에 대한 후속 조치가 있었던 것"이라며 "정상 간에 얘기가 오간 것은 똑 잘라내고 장관한테 초청장이 먼저 왔던 것 아니냐, 라고 얘기하는 건 왜곡"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게 따지면 김건희 여사든 윤석열 대통령이든 뉴욕을 가고 싶어서 유엔총회를 간 건 아니지 않나"라며 "어떤 대통령도 어떤 영부인도 가고 싶어서 가는 것은 휴가를 제외하고는 어떤 것도 있을 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인도 디왈리 축제에) 고위급으로 장관을 보낼 수도 있지만 모디 총리가 워낙 간곡하게 요청했던 바가 있었기 때문에 좀 더 격식을 갖추고, 좀 더 높은 급의 고위급 인사를 더 보낼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이 있을까를 고민한 결과, 김 여사도 함께 장관과 동행할 수 있게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여사 순방 예산 4억원 예비비 긴급 편성에 대해 감사원이 감사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감사원이 독립적인 기관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감사원의 어떠한 답변도 중립을 지키고 있다고 보여질 수가 없다"며 "영부인이 거기(인도)에 놀러 갔나. 그야말로 순방의 의미로 갔던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순방에) 기본적인 예산이 책정될 수밖에 없는데, 4억원이라는 예비비가 과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을 수 있고 저도 거기에 공감을 한다"면서도 "감사원이 인도 순방에 대해 감사할 것이면, 나토 순방과 유엔 총회에 대해서도 국민들께 예산 내역과 수행원 명단까지 다 공개해야 의혹이 말끔하게 해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나토, 유엔총회 순방 예산도 같이 공개해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정상이 움직이든 여사가 움직이든, 어쨌든 기본적으로 붙는 사람의 수, 예산 내역 등을 비교해서 제가 하나하나 따져서 말씀드릴 수가 있는데, 나토나 유엔총회에 대해 어떠한 내역도 제가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비교해서 말씀드릴 수 있는 방안도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여사 순방 때 사적채용 논란을 빚은 단골 의상실 디자이너 딸과 청와대 소속 한식 요리사가 수행원 명단에 포함됐는데 당시 역할이 있었나 묻자 "현재 윤석열 정부에서 순방 가셨던 것도 명단을 공개하시면, 그냥 그걸 보기만 해도 다 해소가 된다. 제가 일일이 이게 왜 그랬다, 설명하는 게 의미가 없다는 것"이라며 오히려 역공을 날렸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에서 김 여사 인도 방문에 따른 예비비 4억 편성에 대해 감사원이 '감사를 검토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 "전혀 사리에 맞지 않다"며 "인도의 모디 총리가 문재인 전 대통령을 초청했는데, 문재인 전 대통령이 모디 총리 만난 지도 얼마 되지도 않고 일정상 어려우니 인도 당국에서 김정숙 여사를 초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정숙 여사가 가신 해외 정상외교"라며 "모디 총리가 김정숙 여사를 초청한 초청장이 있다. 당시에 순방을 다녀오셔서 모디 총리가 '성과가 너무 크다. 감사하다'고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감사 서한을 보낸 것도 있다. 다 외교부의 자료로 가지고 있다. 그 자료를 공개하면 진실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지는데 왜 이걸 공개 안 하고 계속 연기만 피우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타지마할은 왜 갔냐가 초점이던데 어떻게 보나'란 질문에 "정상외교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것"이라며 "정상외교에서 친교일정이라는 게 있다. 정상간 친목을 도모하거나 또는 해당국에서 자랑스럽게 보여주고 싶은 곳을 안내한다. 예를 들어 외국 정상이 대한민국에 오면 삼성 반도체 공장을 간다든지 경복궁을 간다든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왔을 때 삼성 반도체 공장을 갔다. 여사님 타지마할 방문도 마찬가지다. 양국 실무자들이 수많은 실무협의를 거쳐서 확정된 일정"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삼성 반도체에 간 것도 그러면 버킷리스트고 영국 여왕이 안동 간 것도 버킷리스트가 되는 것이다. 정말 외교에 대해서 정말 너무 모르고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11일 최재해 감사원장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정숙 여사의 인도 단독 방문에 4억원 경비가 예비비로 단 사흘 만에 편성됐다. 예비비 편성부터 이례적이다. 감사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느냐'는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검토해 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김 여사의 인도 방문에 필요한 예비비 편성이 사흘이라는 짧은 기간 내 이뤄졌고, 대통령 없이 대통령 전용기를 이용한 것은 행정안전부 규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예산 신청 당시 일정표에는 타지마할 방문이 없었고, 김 여사의 인도 순방 참가로 3억4000만원의 예산이 추가로 들었다고 주장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5일 국회에서 진행된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기획재정부에 신청된 예비비를 보면 일정상 타지마할이 없다. 문체부 장관에게 보고된 일정 최종 보고서에도 타지마할 방문이 없다"며 "예비비 배정에 일정을 허위 보고해 예산을 배정받았다는 증거"라고 비판했다.
이어 "현지 가서 일정표를 보면 막바지에 타지마할이 추가됐다"며 "정부에 보고된 예산배정 마지막 일정지인 러크나우서 타지마할까지 400㎞가 넘는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