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만 "혈세 1.6억으로 재난방송시스템 구축하고 보고체계 수장은 휴가"
오세훈 "방송계 최대 민원 '김어준', 개입한계 있지만 최대한 잘 지도할 것"
◆…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 오전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은 14일 TBS 교통방송이 '재난방송 의무사업자'임에도 폭우 중 휴가에서 미복귀한 이강택 TBS 대표이사에 대한 '상응하는 처분'을 약속했다. TBS가 시민혈세를 투입해 재난방송시스템을 구축해놓고 중간방송에만 재난상황을 안내하거나 방송송출 지연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재난방송 의무사업자'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 대한 답변이다.
오 시장은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8월 23일부터 TBS 재난방송 부실감사 청구에 의해 감사가 진행 중인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느냐'는 정 의원의 질의에 "결과가 나오면 그런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정동만 의원 페이스북]
정 의원은 "TBS는 자연 및 사회적 재난정보를 시민들에게 즉시 제공할 의무가 있는 '재난방송 의무 사업자'"인데 "지난 8월 10일 폭우로 교통이 마비되고 있는데도 아침 정규방송을 진행하면서 중간방송에만 상황을 안내했다. 관련 정보를 적극적으로 보도하지 않아서 시민불편을 야기했다"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그날 아침에 교통사정이 매우 안 좋아서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쳤고 예측되지 않는 교통상황 때문에 여러 가지 피해도 발생했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서울시의 대표적인 재난방송인) TBS가 본연의 의무와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강택 TBS 대표이사가 지난 7월 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TBS 교통방송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 의원은 이어 "기록적인 폭우가 발생한 지난 8월 8일 명백한 재난상황에 이강택 사장은 어디에 있었는지 알고 계시냐"고 질의했다. 오 시장은 "사후에 보고받았지만, 어디 휴가 중이었다고 한다"고 답했다.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질의하면서 띄운 자료.[사진=국회방송 영상 캡처]
정 의원은 "TBS는 2020년 1억 6천만 원 시민혈세를 투입해 재난방송 시스템을 구축해 놓고 제대로 써먹지 못했다"며 "TBS 보고체계를 보면 TBS 재난방송은 대표가 중심이 되는 구조다. 작년 제가 국정감사에도 이야기했는데 TBS 재난방송 송출 지연이 2018년부터 계속해서 증가했다. 재해, 재난 노출에 취약한 시민들에게 신속히 방송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보고체계 수장이 휴가 중이었다고 한다. 복귀해야 하는데 복귀 안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휴가 중일 수는 있지만, 복귀를 안 한 거로 파악됐다. 그 점도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정 의원은 "TBS는 재난방송 의무사업자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 그 원인의 중심은 이강택 사장"이라며 "이에 책임을 묻는 게 당연한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고, 오 시장은 "이번에 감사를 통해 정확히 밝혀내서 그에 상응하는 처분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인 방송인 김어준 씨. [사진=연합뉴스]
정 의원은 TBS의 공정성도 문제 삼았다. 그는 "최근 5년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접수된 TBS 민원 건수가 1,458건"이고 "지도 및 제재 건수는 2018년에 비해 4배나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어준의 뉴스공장' 1개 프로그램이 TBS가 받은 전체 방통위 민원 중 많게는 90%, 평균 79%를 차지하고 있다"며 "2018년 이후 방통위부터 행정지도 72건, 경고 2건에 주의 7건을 받았다. 법정제재 9건을 받았다. 이는 TV, 라디오 모든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많은 수치"라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TBS는 서울시 출자·출연기관이긴 하지만 독립재단화돼 있기 때문에 개입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도 "저런 일이 재발, 빈발하지 않도록 최대한 잘 지도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종배 서울시의원(왼쪽 두 번째) 등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이 8월 17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TBS 재난방송 부실 감사청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0일 오전 TBS가 재난방송을 하지 않고 정규방송을 내보낸 것은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오 시장은 지난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TBS의 '정치적 편향성'은 비판하면서도 국민의힘 서울시의원 전원이 지난 7월 공동발의한 소위 'TBS 지원조례 폐지 조례안'에 대해서는 입장이 다르다며 거리를 뒀다.
오 시장은 "시의회는 TBS 폐지 조례안을 냈지만, 저는 노조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고 그런 관점에서 변화가 있기를 바란다"며 국민의힘 서울시의원들보다는 TBS 노조에 힘을 실었다. 그러면서 "지난 7월쯤 노조가 '사장(이강택 대표)의 특정 정파의 기운 경영이 과연 올바르냐'에 대한 판단을 내포하고 있는 내부 조사"를 했고 "1노조, 2노조가 다 '사장의 스탠스(stance)에 성찰과 결단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