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포기한 세금?... 해마다 지적되는 '정리보류' 들여다 보니

5년 간 정리보류 금액 36조7803억원

누적체납액 중 10% 안팎만 정리.. 나머지는 정리보류

서울 누적 2979억원 중 2708억원 정리보류

강남권 세무서들 정리보류 금액 가장 많아

국정감사가 한창 진행 중인 10월. 매년 국정감사 때만 되면 '국세청이 사실상 징수를 포기한 세금'이라는 타이들로 '정리보류'에 대한 지적이 나오곤 한다.

체납에 대해 국세청이 제대로 징수를 못 하고 있다는 것인데,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 동안 국세청이 정리보류한 체납액은 총 36조7803억원에 달한다.

정리보류는 말 그대로 체납정리를 보류했다는 것이다. 체납자에게 재산이 없거나 체납자가 행방불명된 경우 등 사실상 징수가 불가능하지만 아예 포기하는 건 안 되니, 잠시(?) 정리를 보류하겠다는 이야기다.

국세청 입장에선 한정된 인력으로 그나마 걷을 가능성이 있는 체납 세금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답도 없는 체납을 마냥 붙들고만 있을 수도 없는 노릇. 하지만 정리보류 금액이 쌓여가는 것은 어찌됐든 보기 좋은 일은 아니며, 국정감사 때마다 의원들의 먹이감이 될 수 밖에 없다.

◆ 체납액 중 10% 안팎만 정리 중, 나머지는 정리보류 국세통계포털(2021년 발행, 2020년 귀속)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이 누계체납액 2979억원 가운데 2708억원을 정리보류, 7개 지방국세청 중 가장 많은 금액을 정리보류 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리 중인 체납금액은 272억원으로 누계체납액의 9.1% 정도만 정리 중인 셈이다.

중부지방국세청은 누계체납 2321억원 중 2078억원을 정리보류로 분류했다. 244억원을 정리중체납을 분류, 10%가 조금 넘는 금액을 정리 중이다.

이어 인천지방국세청은 1499억원 중 1356억원을, 부산지방국세청은 1254억원 중 1126억원을, 대전지방국세청은 750억원 중 673억원을, 대구지방국세청은 543억원 중 480억원을, 광주지방국세청은 526억원 중 458억원을 각각 정리보류 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천청은 누계체납액의 9.5%를 정리 중이며, 부산청은 10.2%, 대전청은 10.3%, 대구청은 11.6%, 광주청은 12.9%를 각각 정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수 규모가 큰 서울 지역을 세무서별(28개 세무서)로 보면 대체적으로 강남권에 위치한 세무서들의 정리보류 금액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가장 정리보류 금액이 큰 세무서는 서초세무서로, 누계체납액 237억원 중 208억4000만원을 정리보류한 것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28억원 정도를 실제 정리 중인 체납으로 분류했다는 것이다.

정리보류 금액 2위는 강남세무서로 서초세무서와 거의 비슷한 207억5000만원을 정리보류 했다. 누계체납액도 232억원으로 서울 지역 세무서 중 2위다.

삼성세무서, 반포세무서, 역삼세무서 등 역시 강남권 세무서들이 뒤를 이었다. 삼성세무서는 누계체납액 221억원 중 199억8000만원을 정리보류했으며, 반포세무서는 208억원 중 196억6000만원을 정리보류했다. 역삼세무서는 209억원 중 190억5000만원을 정리보류했다.

강남권 세무서들이 대체로 200억원 안팎의 체납 세금을 정리보류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성동세무서가 130억원을 정리보류해 뒤를 이었다. 성동세무서는 147억원의 누계체납액 중 17억원 가량을 정리 중인 체납으로 분류했다.

이어 용산세무서는 125억원의 누계체납액 중 117억원을, 종로세무서는 113억원 중 107억원을 각각 정리보류했으며, 이외 세무서들은 100억원 이하의 체납세금을 정리보류 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리보류 금액이 가장 낮은 세무서는 남대문세무서로 누계체납 41억원 중 37억원을 정리보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