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기관투자자 대상 '국내증시 경쟁력 평가·과제 조사'
"국내증시, 국제금융지 수준땐 시가총액 29.7% 증가 예상"
증시 경쟁력 과제, 금융시장 규제완화 > 기업활력 제고順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7일 "한국증시 경쟁력이 국제 금융중심지의 약 70% 수준"이라며 "국내증시의 외부충격에 대한 방어력 강화를 위한 경쟁력 제고 노력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14일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미국의 공격적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한국의 코스피지수가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2021년(연말)과 비교해 이달 14일 현재 하락률은 25.7%였다. 이 기간 미국 다우존스 지수는 18.4%·영국 증시 FTSE100 지수는 7.1% 떨어져,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하락률이 가장 크다. 이에 국내증시의 외부충격에 대한 방어력 강화를 위한 경쟁력 제고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국내 주요 기관투자업체(자산운용사, 증권사, 은행 등)의 주식운용담당자(이하 기관투자자)를 대상(100명 응답)으로 '국내증시 경쟁력 평가 및 과제'를 조사했다고 17일 밝혔다. 그 결과, 우리나라 기관투자자들은 한국증시의 경쟁력을 미국·영국·홍콩 등 국제 금융중심지의 70.6% 수준으로 평가했다. 국제 금융중심지의 증시 경쟁력을 100으로 잡고, 100보다 낮을수록 국내증시가 국제 금융중심지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한국증시 경쟁력 수준 평가를 살펴보면, 70% 수준이라고 답한 응답(25.0%)이 가장 많았다. 이어 80% 수준(23.0%), 90% 수준(16.0%), 40% 수준(14.0%), 50% 수준(10.0%), 60% 수준(6.0%), 100% 수준(5.0%), 110% 수준(1.0%) 순이었다. 기관투자자 열 명 중 아홉 명(94.0%)은 한국증시 경쟁력이 국제 금융중심지에 비해 경쟁력이 열위에 있다고 평가한 것이다.
기관투자자들은 한국증시가 국제 금융중심지 수준으로 경쟁력을 갖출 경우, 국내증시의 시가총액은 평균적으로 29.7% 증가할 것으로 봤다. 10.14일 현재 국내증시의 시가총액이 2061조원(코스피, 코스닥, 코넥스 시장 시가총액 합산)임을 감안할 때, 증시 경쟁력 향상에 따른 시가총액 증가액은 612조1000억원에 이른다.
◆…(자료제공 전국경제인연합회)
기관투자자들은 국내증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우선적인 정책과제로 금융시장 규제 완화(27.0%)와 규제완화‧세부담 경감 등 기업활력 제고(23.6%)를 꼽았다. 상속세 완화(10.0%)도 주요 과제로 지목하고 있다.
투자 주체(개인·기관·외국인)별 국내증시 영향력에 관해서, 기관투자자들은 평균적으로 외국인이 37.8%, 기관이 35.9%, 개인이 26.3%의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응답해, 투자주체 중 외국인의 증시 영향력이 가장 큰 것으로 봤다.
외국인의 국내증시 투자 촉진을 위해 필요한 정책과제로는 '한국경제의 펀더멘털 및 신뢰성을 강화해야 한다(38.2%)'는 목소리가 가장 컸다. 이어 기관투자자들은 한미 금리차 적정수준 유지(22.6%), 환율안정 등을 통한 환차손 방지(19.6%), MSCI 선진지수 편입 노력(9.1%) 등도 주요 과제로 답했다.
◆…(자료제공 전국경제인연합회)
기관투자자들이 전망하는 올해 4분기 국내증시의 최대 리스크는 금리상승(32.6%)과 환율상승(26.7%)이었다. 국내·외 경제성장 둔화(14.6%), 美연준 통화긴축(13.7%) 등도 국내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국내증시의 본격적인 반등 시점에 관해서는 내년이 44.0%(하반기 27.0%, 상반기 17.0%)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2024년 이후에도 침체가 지속될 것이라는 응답도 14.0%에 달했다.
기관투자자들은 국내증시가 글로벌 긴축 등의 여파로 약세가 지속된다면, 올 4분기 종합주가지수 저점은 평균 1958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저점 예상치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900선대(47.0%), 2000선대(29.0%), 1800선대(23.0%), 2100선대(1.0%) 순이었다. 기관투자자들이 예상하는 4분기 중 종합주가지수 평균치는 2077였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글로벌 긴축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금리 및 원/달러 환율상승 등이 한국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며 "국내증시 안정을 위해서는 규제완화‧감세 등을 통해 기업 수익성을 제고하고, 경상수지 관리, 재정 건전성 확보 등으로 해외투자자들의 한국경제 신뢰도를 높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