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17일 "공공기관의 경상경비를 내년까지 1조1000억원 삭감하고, 사내대출 등 15개 항목의 복리후생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세종시 어진동에 위치한 기획재정부.(사진 조세일보DB)
정부가 공공기관의 복리후생 제도를 대대적으로 손질한다. 자녀 학자금 제공이라든지 저금리 혜택을 보는 사내대출 지원 등을 아예 없애거나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특히 14년 만에 공공기관의 경상경비도 깎는다. 삭감 규모는 내년까지 1조1000억원에 달한다.
기획재정부는 17일 최상대 기획재정부 제2차관 주재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 등을 담은 '예산 효율화·복리후생 개선 계획'을 확정했다. 지난 7월 공공기관 혁신가이드라인을 통해 제시한 기능, 조직·인력, 예산, 자산, 복리후생 등 5대 분야 중 먼저 준비된 과제를 확정한 것이다.
우선 올해 하반기와 내년 중 총 1조1000억원 상당의 경상경비를 삭감한다. 구체적으로 올해 하반기 중에 경상경비 10.2%, 업무추진비 15.9%를, 내년 중에 경상경비 3.1%, 업무추진비 10.4%를 깎는다. 연간기준으로 공공기관의 경상경비를 삭감하는 것은 2009년 이후 14년 만이다.
발전사 등 경상경비 규모가 큰 에너지 공기업에 대해서는 조경공사 최소화, 국내산 자재 활용, 사택·사옥 관리비 절감 등을 통해 경상경비를 줄인다. SOC(사회간접자본) 공기업의 경우 회의·행사비 등을 중심으로 절감을. 금융 공공기관에 대해선 국내외 여비(국외 출장 시 이코노미석 이용 원칙 등)와 통신비, 전산업무비 등에서 사업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식으로 지출을 줄인다.
◆…(자료제공 기획재정부)
정부는 사내대출 등 15개 항목, 715건에 달하는 복리후생 개선 계획도 확정했다. 기재부는 "국가시책 등 관련 제도 변경에도 지속 운영 중인 복리후생 항목을 폐지하거나, 감사원 등 외부 지적사항을 반영해서 유사사례를 정비할 것"이라고 했다.
이 계획에 따라 한국수자원공사 등 62곳이 시행해온 사내대출을 개선한다. 금리는 '한국은행 가계자금대출금리'를 하한으로 하고, 자격은 무주택 직원, 한도는 7000만원 등으로 정하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도 적용한다. 주요 공기업이 LTV 한도 규제를 지키지 않은 채 저금리로 대출하는 일종의 특혜성 복지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사내대출 제도를 운용 중인 모든 기관(27개)에 개선 계획을 제출하도록 했으며, 이 중 15개 기관은 올해 말까지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근로복지공단 등 72곳은 고교 무상교육이 시행된 이후에도 자녀 학자금을 지급했고, 기업은행 등 3곳은 영유아 무상보육 시행 이후에도 보육비를 지급했다. 이렇게 중복 지급되는 비용은 모두 폐지한다.
문화예술위원회 등 16곳이 유지하는 장기근속자 안식 휴가는 국가공무원 수준으로 축소하거나 없애고, 국민연금공단 등 17곳이 과도한 수준으로 지급하던 퇴직금 지급요건 공무원 수준으로 바뀐다(명예퇴직 대상 10년 이상 근속→20년 이상 근속).
이런 조치로 내년 복리후생비는 2021년과 비교해 2.2%(191억원)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앞으로 자산과 기능, 조직·인력 등 나머지 3개 분야에 대한 혁신계획을 순차적으로 확정·발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