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매출액 감소‧브랜드 이미지 하락 우려
카카오 "서비스 정상화 후 SK C&C와 손해배상 논의"
◆…1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 모습. 연합뉴스 제공
카카오는 지난 주말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이후 주가가 5.93%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증권가는 이번 사태로 최대 22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하며 보수적인 접근을 권고했다.
이날 코스피에서 카카오는 전거래일보다 5.93% 떨어진 4만8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22조8895억원에서 21조5313억원으로 주말새 1조3582억원 증발했다. 카카오(-5.93%), 카카오뱅크(-5.14%), 카카오페이(-4.16%)는 모두 개장 직후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카카오게임즈(-2.22%)도 약세였다.
증권가는 카카오그룹주의 하방 압력이 더욱 커졌다고 보고 있다. 주요 서비스 중단에 따른 매출액 감소와 사용자 보상 등으로 4분기 실적 전망이 더 어두워졌기 때문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톡 송수신 중단은 10시간 정도였으나 16일까지 비즈보드 광고 판매가 중단됐고 모빌리티와 선물하기, 페이지 등도 1~2일 분량의 매출이 발생하지 못했다"며 "정액제로 판매되는 웹툰이나 이모티콘, 멜론 등은 사용자들에게 무료 사용권 등 보상을 제공할 것으로 보이며, 4분기 매출액이 최대 1~2%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증권사들은 이번 사태로 인한 피해 규모를 120~22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4분기 카카오의 예상 매출액을 일할 계산해 단순 피해 규모를 추산하면 약 220억원의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며 "유료 서비스에 대한 피해 보상 논의가 이뤄지고 있어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대부분 서비스가 멈췄다는 점에서 카카오 국내 사업의 전체 일매출인 약 150억원 이상이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카카오톡의 유저 이탈 가능성이 존재하고, 카카오 브랜드의 이미지가 하락했다. 카카오를 둘러싼 단기적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진우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 추정 연결 일 매출액 230억원에 네이버 검색·커머스 부문 공헌이익률 40%를 가정하면 -92억원이다. 여기에 유료 사용자에 대한 보상액을 피해액의 1.3배로 가정하면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약 120억원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카카오의 브랜드 이미지 하락을 이유로 목표주가를 대폭 낮춘 증권사도 나타났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 국민이 불편함을 겪었고 카카오의 다양한 플랫폼 서비스의 브랜드 프리미엄이 퇴색됐다"며 "경기둔화로 인한 톡비즈 매출 증가율 둔화 및 주요 자회사의 지분가치 하락 및 할인율을 적용해 목표주가를 10만6000원에서 6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기존 10만원에서 8만원으로 하향했다. 정 연구원은 "글로벌 비교 그룹들의 밸류에이션 하락을 반영하고 자회사 주가 하락에 따른 지분가치 감소분을 반영했다"며 "다만 2023년 광고사업부 성장 여부가 확인되면 주가는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카카오 측은 이번 사태에 따른 매출 하락이 크지 않다고 해명했다. 카카오는 17일 투자판단관련주요사항 공시를 통해 "카카오와 카카오 주요 종속회사의 매출 등 재무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며 "우선적으로 서비스의 정상화 이후 카카오와 카카오 주요 종속회사 손실에 대한 손해 배상 논의를 SK C&C 측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카카오와 카카오 공동체는 원인 규명, 단계적인 복구, 재발방지대책 마련 및 실행, 이해관계자를 위한 보상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