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에 '중국 YMTC 낸드' 탑재 보류…美 규제 영향?

애플이 중국 국영 반도체 기업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로부터 낸드플래시 반도체를 공급받기로 했던 계획을 보류한 가운데,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조치 영향을 받는 게 아니냐는 보도가 나왔다.

17일(현지시각) 로이터는 니혼게이자이 신문을 인용해, 애플은 이르면 올해 가운데 YMTC 낸드 플래시메모리를 중국 시장용 아이폰에 탑재할 계획이었으며, 최종적으로 아이폰에 필요한 낸드플래시 40%를 YMTC에서 구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었으나 이 계획을 중단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YMTC가 애플에 낸드플래시를 제공하는 작은 회사라 이번 조처가 애플에 영향을 거의 주지 않을 거로 내다봤다.

CFR 리서치의 안젤로 지노 분석가는 "애플이 중국업체를 통해 비용을 개선하고 공급 기반을 다양화할 기회가 제한된다는 점이 더 큰 시사점"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비용 절감과 공급망 다변화 차원에서 YMTC와의 협력을 추진했으나, 최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에 나서면서 발목이 잡혔다.

지난 7일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 내 반도체 제조업체에 대한 자국산 첨단 장비 판매를 금지하고 인공지능(AI) 및 슈퍼컴퓨터용 반도체 수출 등을 제한하는 포괄적인 통제 규정을 발표했다.

규정에 따르면 미국 기업이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 ▲18nm(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D램 ▲핀펫(FinFET) 기술 등을 사용한 로직칩(16nm 또는 14nm)보다 기술 수준이 높은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장비와 서비스를 중국에 제공하려면 별도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아울러 수출통제 우려 대상으로 지정한 '미검증 명단(수출 통제 우려 대상)'도 발표했는데, 이 대상에 YMTC가 포함되자 애플의 계획이 바뀌었다.

이들 '미검증기업 리스트'에 오른 중국 업체들과 거래를 하려면 물품을 보내기 전에 실사를 통해 합리적인 사업인지 확인 조사를 수행하고, 추가로 허가를 신청해야 할 수도 있다.

닛케이아시아는 미국 상무부의 고위 관리를 인용해 "이 명단에 오른 기업들이 약 60일 동안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공식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라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 수출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애플은 관련 사실에 대한 확인 요청에 즉각 응하지 않았으며, YMTC도 언급을 거부했다고 로이터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