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초 후보추천위 구성...12월말 선거 전망
나재철 연임 도전 시 6파전 양상
◆…(왼쪽부터)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 전병조 전 KB증권 대표, 서유석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 나재철 현 금투협 회장, 구희진 전 대신자산운용 대표. 연합뉴스 제공
차기 금융투자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후보간 물밑경쟁이 치열하다. 현재까지 5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내민 가운데 나재철 현 회장이 연임에 도전할 경우 6파전이 예상된다.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대체거래소(ATS) 설립 등 과제가 산적한 금투업계에 어떤 후보가 해결사가 될지 주목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투협은 다음달 초 임시 이사회를 열고 제6대 금투협회장을 선출하기 위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를 구성할 예정이다. 임기는 내년 1월 1일부터 3년간이다.
후추위가 회장 후보를 공모한 뒤 숏리스트(압축후보군)를 제시하면 이들이 약 한달간 선거운동을 펼치고 12월 말 선거를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제5대 선거의 경우 후추위가 11월 18일 모집공고를 올린 뒤 12월 8일 숏리스트 3인을 추렸고 같은달 20일 임시 회원사 총회를 개최한 바 있다.
현재까지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 전병조 전 KB증권 대표, 서유석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 구희진 전 대신자산운용 대표 등 5명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서 전 대표는 유안타증권 전신인 동양증권 1기로 입사해 사장 자리까지 오른 인물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모교인 충암고 출신의 여의도 모임 ‘충여회’에서 활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 전 대표는 행정고시 29회 출신으로 기획재정부, 해양수산부 등을 거친 뒤 NH투자증권, KB증권에서 기업금융(IB) 파트를 책임지는 등 민·관을 두루 경험했다.
서 전 대표는 대한투자신탁을 거친 뒤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를 모두 경험한 후보다.
김 전 대표는 대우증권에서 교보증권으로 넘어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3년간 교보증권 대표를 맡은 장수 CEO다. 다만 나재철 현 회장이 연임을 결정할 경우 출마 여부를 고민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 전 대표는 33년 경력 중 26년을 대신증권에서 근무하며 애널리스트에서 부사장 자리까지 올랐다. 이어 대신자산운용 대표직도 맡았다.
나재철 현 회장이 2019년 선거 당시 “연임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지만 연임에 도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음달 후보 등록이 마감될 무렵에 거취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1~5대 회장 가운데 연임에 성공한 사례는 아직 없다.
금투협회장은 증권사 59곳, 자산운용사 308곳, 선물사 4곳, 부동산신탁사 14곳 등 총 385곳의 정회원이 투표를 통해 선출한다. 자산운용사 수가 가장 많지만, 투표권이 회원비 분담비율에 따라 균등의결권(30%)과 차등의결권(70%)으로 나뉘는 만큼 대형사의 입김이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 캡처
금투협은 금융투자소득세 도입과 대체거래소(ATS) 설립 등 과제를 당면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된 금투세는 내년 1월부터 시행 예정이었으나 윤석열 정부가 2년 유예하기로 하면서 금투업계에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금투세는 금융투자소득 손익통산 5000만원 이상에 대해 20%(3억 초과분은 25%)를 과세하는 제도다. 개인투자자들은 금투세 유예를 주장하고 있다. 20일 현재 국민청원에 올라온 ‘명분도 없고 실익도 없는 금투세에 대해 반드시 유예해줄 것에 관한 청원’ 게시물은 청원 8일 만에 약 1만7000명의 동의를 받고 있다.
또 한국거래소의 67년 독점체제를 깰 ATS 설립도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ATS는 2024년 거래 개시를 목표로 연내 예비인가 신청과 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ATS 초대 CEO에 김학수 전 금융결제원장, CIO에 유종훈 전 코스콤 상무가 거론되고 있다.
이밖에도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도입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안착 등이 금투업계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