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증거인멸·도주 우려"...영장 발부
서훈 전 실장·박지원 전 원장 소환 전망
이대준씨 딸 "혼자 북한으로 가실 분 아냐"
◆…'서해 공무원 피격' 은폐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욱 전 국방부 장관(왼쪽)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이 21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2.10.21 사진:연합뉴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은폐 의혹과 관련해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김홍희 전 해경청장이 22일 검찰에 구속됐다.
김상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서 전 장관과 김 전 청장에 대해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 전 장관은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공무원이었던 고(故) 이대준씨가 자진 월북했다는 정부의 주장과 배치되는 군사 기밀을 삭제하도록 지시하고 합동참모본부 보고서에 허위 내용을 쓰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감사원이 13일 발표한 감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9월 23일 서 전 장관 지시에 따라 군사통합정보처리체계(밈스)에 저장된 군 첩보 관련 보고서 60건이 삭제됐다.
김 전 청장은 직권남용·허위 공문서 작성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이씨가 월북한 것으로 조작하기 위해 확인되지 않은 증거를 사용하거나 기존 증거를 은폐한 혐의를 받는다. 또 중간수사 결과 발표 당시 해경 관계자가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현실도피 목적으로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발표하게 해 이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사자명예훼손)도 있다.
서 전 장관과 김 전 청장에 대한 고위 인사의 구속으로 검찰의 '윗선'을 향한 수사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은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을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서해 공무원 피격' 은폐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이 21일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오는 가운데 서욱 전 장관에게 달려드는 이래진 씨를 법원 방호 요원들이 막고 있다. 2022.10.21 사진:연합뉴스
한편 이대준씨의 친형 이래진씨는 2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씨의 딸이 김상우 영장전담 부장판사에게 쓴 편지 내용을 공개했다.
이씨의 딸은 편지에 "출동을 마치고 집에 오면 항상 가족과 함께 캠핑을 가고 공원에서 놀아준 자상한 아빠였다"며 "우리 아빠는 저를 엄청나게 사랑하셔서 가족을 버리고 혼자 북한으로 가실 분이 절대 아니다"고 썼다.
이대준씨의 친형 이씨는 구속 촉구 성명서에서 서 전 장관을 향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막중한 사명의 책임자로서 직무를 유기하고 은폐를 지시하며 다수 사람들과 공모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전 청장을 향해서는 "구명조끼에 표기된 한자로 분명히 무궁화10호의 조끼가 아니라 중국어선의 조끼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