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경호 부총리 주재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서 결정
- "그간의 통화긴축 기조와 상충"...정책 혼선 우려도
◆…추경호 부총리가 금융시장안정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은 23일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한 단기자금 시장 안정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정부는 최근의 회사채 시장과 단기 금융시장의 불안심리 확산과 유동성 경색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기존 시장안정조치에 더해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50조원+α 규모'로 확대해 운영키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채권시장안정펀드를 20조원 규모로 운용하고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과 P-CBO 발행 규모를 16조원으로 확대하며 △유동성이 부족한 증권사에 3조원 △유동성 위기에 노출된 부동산 PF 사업 보증 지원에 10조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중 채권시장안정펀드는 우선 1조6000억원 규모의 가용재원을 활용해 24일부터 시공사 보증 PF-ABCP 등 회사채·CP 매입을 재개한다. 또 재원을 보충하기 위한 추가 캐피털콜도 11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실행하고 필요시 펀드의 추가 조성도 추진키로 했다.
또한 산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이 운영하는 회사채와 CP 매입 프로그램의 한도는 기존의 8조원에서 16조원으로 2배 확대된다. 특히 증권사 등 금융회사가 발행한 CP도 매입대상에 포함키로 했다.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의 회사채 발행을 지원하기 위한 신보의 P-CBO 신규발행여력도 기존의 2조6000억원에서 5조6000억원으로 확대키로 했다. 기존의 코로나19관련 P-CBO 미매입잔액 6000억원에 신규 프로그램을 가동해 발행여력을 5조6000억원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PF-ABCP 차환에 어려움을 겪으며 일시적으로 유동성 부족에 빠진 증권사에 대해서는 한국증권금융이 우선 자체재원을 활용해 3조원을 추가 지원할 예정이다. 증권사와의 RP거래, 증권담보대출 등의 방식으로 자금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우량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단기 유동성 위기에 노출된 부동산 PF 사업에 대해서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주택금융공사가 2022년 4분기부터 2023년말까지 5조원씩 총 10조원 규모의 보증을 지원키로 했다. 양호한 PF사업장의 브리지론이 본PF로 전환될 수 있도록 HUG·주금공이 신용 보증을 해주기로 했다.
한국은행도 유동성 지원을 위해 대출 적격담보 대상 증권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 총재는 "이번주 금통위에서 한은이 대출 적격담보 대상 증권에 국채 외에 공공기관채나 은행채를 포함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유동성 공급확대 방안에 대해 금융권 일각에서는 "기준금리의 지속적인 인상 등 그간의 통화긴축 기조와는 엇갈리는 행보"라며 정책 혼선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이 총재는 "자금시장 안정 방안은 최근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중심으로 신용 경계감이 높아진 데 대한 미시 조치라서, 거시 통화정책 운영에 관한 전제조건이 바뀌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