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미·영·프·튀르키예와 국방장관간 연쇄 통화

우크라이나 남·동부 전선에서 점령지를 빼앗기는 등 수세에 몰린 러시아가 미국, 영국, 프랑스, 튀르키예(터키) 국방장관 간 연쇄 전화 통화에 나서 그 배경과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23일(현지시간)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과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의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이날 미국의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전화 통화로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 21일 양국 국방장관이 5개월여 만에 전화통화를 한 데 이어 불과 사흘 만에 두 번째 통화가 이뤄진 것으로, 러시아 측은 이번에도 구체적인 통화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 국방부는 이번 통화가 러시아의 후속 통화 요청으로 성사됐다고 전했다. 국방부는 보도자료에서 오스틴 국방장관이 "러시아가 긴장을 고조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어떤 명분에 대해서도 배격한다"면서도 미·러간 소통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쇼이구 국방장관은 영국과 프랑스, 튀르키예의 국방장관과 잇달아 통화를 하며 우크라이나가 분쟁지에 '더티밤(dirty bombs)'을 쏠까 우려된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티밤은 재래식 폭탄에 방사성 물질을 가득 채운 일종의 방사능 무기로,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위협에 대해 국제 사회가 불안해하는 상황에서 되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도발 가능성을 주장한 것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쇼이구 국방장관이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으며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한편 이날 르코르뉘 프랑스 국방장관은 성명을 내고 프랑스는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 평화적 해결을 원한다는 뜻을 러시아 측에 전달했다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과도 곧 회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국 국방부는 영·러 국방장관 간 통화가 끝난 뒤 성명을 통해 월리스 국방장관이 우크라이나의 분쟁 확대 계획을 서방이 도와주고 있다는 쇼이구 장관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며 "월리스 국방장관은 이러한 주장이 분쟁 확대를 위한 핑계로 사용돼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