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쓸 수 있는 특허를 독점사용처럼 오인하게 만들어
실효 특허 이용해 홍보하면 특허법 위반…4건의 특허 허위표시
◆…자료:알레르망 홈페이지
유명 침구 브랜드 알레르망이 실효(무효)된 특허를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처럼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광고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허청은 존속기간 만료 등으로 권리가 소멸된 이후에도 특허가 있다고 표시한 행위를 허위표시로 규정하고 특허법에 따른 처벌대상으로 하고 있다.
알레르망 침구를 제조하는 회사인 이덕아이앤씨가 유효한 특허인 것처럼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있는 실효(사용할 수 없는)된 특허는 알레르기 방지 커버지 등 총 4건이다. 이들 특허 전부가 존속기간 만료, 등록료 불납 등의 사유로 오래전에 무효화 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덕아이앤씨는 홈페이지와 블로그 등에 ‘국내 유일 특허받은 알러지방지 X-Cover 원단과 구스다운 이불의 무봉제 기술은 집먼지진드기와 알레르겐 유발 물질을 차단하는 알레르망만의 특허기술’이라고 광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자료:알레르망 홈페이지
알레르기 방지용 극세공극천 밀봉방법(특허번호 10-0293057)은 알러지 X-Cover 원단을 이용해 제조하는 ‘밀봉방법’과 관련된 내용으로 ‘원단뿐만 아니라 원단을 사용해 제조하는 방법까지 특허를 득하였다’라고 밝히고 있다. 이 역시 2019년 3월 29일 존속기간 만료로 효력을 상실한 상태여서 특허법상 특허를 주장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료:특허청
특허등록 현황을 검색하면 관련 특허는 존속기간이 2010년 2월 23일이었지만 만료 기간이 도래하지 않았음에도 등록료를 미납함으로써 13년 전인 2009년 5월 23일 ‘등록료 불납’을 사유로 권리가 실효되었다. 특허에 별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해 등록조차 납부하지 않아 상실된 특허를 마치 유용한 것처럼 소비자들을 13년간이나 속여온 셈이다.
홈페이지에 4번째 특허로 올려놓은 헤파필터(등록번호 10-0346088)는 공기로부터 미세한 입자를 제거하는 고성능 필터로 알레르겐 방지용 섬유 배열 방향을 조절한 구조극세사를 이용한 필터 특허임을 밝히고 있다.
◆…자료:특허청
이처럼 알레르망은 효력이 없는 특허, 그것도 실효된지 10년 이상 경과한 특허를 마치 유용하거나 실제 특허권이 존재하는 것처럼 자사 홈페이지와 블로그 등을 통해 알리며 소비자들이 알레르망만이 차별화된 특허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것처럼 오판하게 만들었다.
소멸된 특허나 실효된 특허를 이용해 소비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게 만드는 것은 명백한 실정법 위반으로 특허법 제228조(허위표시의 죄)에서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특허법에 따르면 허위표시는 ‘특허된 것으로 혼동하기 쉬운 표시를 하는 행위(제224조)’로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특허청 지적재산권 표시 가이드 라인은 ‘존속기간 만료 등으로 권리가 소멸되었는 데도 불구하고 그 표시를 하는 행위’라고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알레르망의 4건의 특허표시 경우에 정확하게 적용한다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약칭 표시광고법) 제3조 및 동법 시행령 제3조도 위반한 소지가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법에 따르면 기간이 만료되거나 기타 사유로 실효된 특허를 광고나 게시물 등에 사용할 경우 소비자에게 과장 광고를 한 행위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
표시광고법 제3조(부당한 표시·광고 행위의 금지) 제①항은 ‘사업자 등은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로 하여금 잘 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행위로서 공정한 거래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하거나 다른 사업자 등으로 하여금 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동법 시행령 제3조에 따라 부당한 표시·광고는 사실과 다르게 표시, 광고하거나 사실을 지나치게 부풀려 표시, 광고하는 것으로 사실성, 소비자 오인성 및 공정거래 저해성 등의 위반 여부를 판단해왔다. 이를 위반하면 당해 위반행위의 중지 등 시정명령(제7조)과 함께 매출액의 2% 범위 내 과징금(제9조)을 부과하고 위반 유형에 따라 최대 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5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조세일보는 소멸된 특허를 홈페이지와 블로그 등에 게시하며 소비자를 현혹할 수 있다며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의 해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으나 알레르망 브랜드를 운영하는 이덕아이앤씨 측은 답변을 거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