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BSI 86.7, 25개월 만에 최저치
제조·비제조업 동반 부진은 6개월째
"기업심리 급랭 방지 위한 컨틴전시플랜 필요"
전경련, 매출액 상위 600대 기업 조사
◆…우리나라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8개월 연속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출 주력업종의 어두운 전망이 이어지면서, 국내수출 실적 부진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사진 연합뉴스)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반도체 등 수출 주력업종의 전망도 부정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수출 실적이 더 부진해질 수 있다는 경고음이 들린다. 이에 기업들의 투자를 유도할 수 있도록 법인세 감면 등 '컨틴전시 플랜(Contigency Plan·위기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미리 준비하는 비상계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5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 11월 전망치는 86.7(기준선 100)을 기록했다. 경기를 비관하는 기업 수가 낙관하는 기업 수를 넘어섰다는 의미다. 11월 BSI 전망치는 2020년 10월(84.6) 이후 25개월 만에 최저치로, 올 4월에 99.1로 떨어진 뒤 여덟 달째 부정적인 행보다. 10월 실적치 역시 90.3을 기록, 2월(91.5)부터 9개월 연속 부정 전망을 보이며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장기화되고 있다.
◆…(자료 전국경제인연합회)
11월 업종별 BSI는 제조업(84.0)과 비제조업(89.7)이 올해 6월부터 6개월 연속 동시에 부진했다. 두 업종이 6개월 연속 동반 부진한 것은 2020년 10월 이후 25개월 만에 처음이다. 제조업은 전달에 이어 기준선을 초과한 업종은 찾아볼 수 없다. 특히 글로벌 경기침체가 가시화되면서 국내수출의 쌍두마차 전자·통신(반도체 포함), 자동차·기타운송이 각각 90.0과 89.7로 2개월 연속 부진했다. 이에 최근 둔화되고 있는 국내수출 실적이 더욱 부진할 것이라는 게 전경련의 진단이다.
비제조업 업종 중에서는 지난 10월부터 전기·가슴요금이 인상된 전기·가스·수도(106.3)만이 유일하게 호조 전망을 보였다. 나머지 비제조업 업종은 기준치 아래였다. 외식물가 상승률(올 9월)이 30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여가·숙박 및 외식업' 전망치(88.9)는 전달과 비교해 낙폭(22.2포인트 하락)이 가장 컸다.
부문별로 BSI를 보면, 모든 부문(자금사정 90.0, 채산성 90.9, 투자 93.4, 수출 93.9, 내수 95.6, 고용 98.1, 재고 103.0)이 동시에 부정적 전망을 나타냈다. 재고는 기준선 100을 상회할 경우 부정적 전망(재고 과잉)을 의미한다. 기준금리 인상, 사채금리 상승, 주가하락 등 직·간접금융시장에서의 자금조달 여건이 여의치 않으면서 ‘자금사정’ 전망은 가장 부진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기업들은 이미 국내외 경기침체가 본격화되면서 매출둔화·재고증가·자금사정 악화라는 심각한 경영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글로벌 긴축,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미·중 분쟁으로 향후 어려움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기업심리 급랭 방지를 위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고, 국회 계류된 법인세 감세안을 조속히 통과함은 물론 투자유인을 위한 세정상의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