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외신, '이태원 참사' 긴급 보도..."세월호 이후 최대 인명피해"

주요 외신들은 핼러윈을 이틀 앞둔 29일 밤 최소 149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대형 압사 참사를 긴급기사로 타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월스트리트저널(WSJ), 로이터·AP 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이태원 참사를 홈페이지 1면 톱기사로 다루며 속보창을 띄워놓고 상황을 전하고 있다.

NYT는 이날 오전 6시 30분 있었던 소방당국의 현장 브리핑을 홈페이지 최상단 기사로 전했다. NYT는 "이번 사고는 이태원 지구의 좁은 거리에 10만 명의 인파가 운집한 상태에서 발생했다"며 "한국의 최근 역사상 평화기에 발생한 가장 치명적 사고 중 하나"라고 전했다.

NYT는 "이태원은 한국전쟁 이후 수십 년간 미군이 주둔하던 곳으로, 최근 평택으로 기지를 이전하고 나서는 젊은이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밤 문화가 발달한 명소가 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에는 한국 대통령이 머무는 장소가 되기도 했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한 사실을 전하기도 했다.

WP는 "이태원 참사는 2014년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침몰 이후 한국에서 발생한 가장 큰 인명피해를 낸 사고 중 하나로 보인다"며 "이달 1일 인도네시아의 한 축구장에서 최소 130명이 숨진 사건에 이어 한 달 새 두 번이나 대규모 압사 사고가 났다"고 전했다.

WP는 "이태원은 서울의 밤 문화에서 빠질 수 없는 곳"이라며 "낯선 도시에서 외국인들은 이곳으로 몰려든다. 서울의 동성애 공동체도 이곳에 집중돼 있다"고 이태원의 지역적 특징을 소개했다.

WSJ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영업시간 제한이나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등 규제가 상당수 해제된 상황에서 핼러윈 행사가 이루어져 인파가 몰렸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일부 목격자를 인용, "밤이 깊어가면서 (이태원에 모인) 군중이 갈수록 흥분하고 통제를 잃는 양상을 보였다"고 전했다.

AP 통신은 "한국에서 이렇게 인명피해가 컸던 직전의 마지막 사고(세월호 참사)도 젊은이들의 피해가 컸다. 2014년 4월 페리 침몰 당시 숨진 304명도 고교생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이어 "당시 사고는 느슨한 안전기준과 규제 실패를 드러냈다"면서 "(이번 이태원 참사가) 페리 참사 이후 정부 당국이 공공 안전기준을 개선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에 세간의 주목이 쏠리게 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