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배 레버리지 ETN 도입 기대...단기 운용해야”

[인터뷰] 임상백 삼성증권 ETP운용팀장
“레버리지/인버스, 오래 갖고 있으면 녹아내려”
“퇴직연금 시장 진입 위해 주도적 역할할 것”

임상백 삼성증권 ETP운용팀장은 31일 ‘2022 글로벌 ETP 컨퍼런스 서울’ 행사 후 기자와 만나 “ETN의 특성을 정확히 알면 투자성과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ETN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도록 투자자 교육을 지속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2014년 시장 개설 당시 10개에 불과했던 ETN은 현재 300개를 넘어섰다. 발행 증권사도 6곳에서 10곳으로 늘었다. ETN 운용잔고는 약 7000억원으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규모의 1% 미만이다. 임 팀장은 ETN 시장 발전을 위해 3배 레버리지 상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ETF와 비교할 때 ETN의 장점은?

- ETF보다 ETN이 더 좋다고 단언하기는 쉽지 않다. ‘ETN도 나쁘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 투자자 니즈에 맞는 상품이 있는지, 얼마나 거래되고 관리되는지가 중요하다. ETN은 증권사 신용으로 발행한 ‘증권’으로, 기초지수를 추종한 결과대로 드리겠다고 ‘약속’하는 개념이다. 코스피200이 1% 오를 때 ETN은 추적오차 없이 1% 오르는 것이 특징이다.

레버리지/인버스 ETN이 인기다. 어떻게 운용해야 하나?

- 레버리지/인버스 ETN는 오래 갖고 있으면 녹아내린다. 변동성이 큰 상품은 오를 때도 크게 오르고 빠질 때도 크게 빠진다. 기초지수가 제자리에 와도 더 밑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 복리화 효과 때문이다. 손실이 나면 빨리 손절하고 나와야 하는데 대부분 버틴다. 물론 투자자의 의사결정이지만 저희는 레버리지/인버스 ETN이 장기 상품은 아니라고 당부드린다.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이 지표가치총액 1위 상품이다. 비결은?

- 단언컨대 호가 경쟁력이다. 원유는 ETF, ETN 통틀어 삼성 ETN이 거래가 가장 활발하다. 유동성 공급이 잘 되고 있다는 의미다. 신뢰도 한몫했다. 괴리율 이슈는 수요가 몰렸을 때 발생하는 불가피한 상황인데 대처를 어떻게 했느냐가 중요하다. 저희는 회사 채널과 거래소 공시 외에도 포털 종목 게시판에도 내용을 공유하며 투자자와의 소통을 위해 발 빠르게 노력했다고 자부한다.

고변동성 시기, 삼성의 전략은?

- 시기에 맞추기보다는 준비되는 대로 상장하려고 노력 중이다. 고객이 필요한 상품을 딱 찾을 수 있도록 최대한 다양하게 제공하려고 한다. 타사에 없는 새로운 상품을 발 빠르게 깔아놓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ETF가 워낙 다양하게 이미 다 깔아놔서 그 빈틈을 찾는 게 어려운 숙제다.

ETF의 빈틈을 채운 상품이 있나?

- 국내 최초로 유럽 고배당 주식을 추종하는 상품을 출시했었다. 아쉽게도 투자자 수요가 많지 않아 5년 만기를 끝으로 없어졌다. 지금은 ETF가 하지 않는 원유/천연가스 레버리지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ETF는 운용 리스크 때문에 하지 않는데 ETN이 그 틈을 채웠다. 향후 3배 레버리지 ETN이 도입된다면 ETF 대비 차별화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최근 거래소가 채권형ETN에 한해 3배 레버리지를 허용했는데.

- 운용업계는 3배 레버리지 상품 도입을 계속 건의해왔지만 고위험, 투기성 상품 아니냐는 편견이 있었다. 그래서 변동성이 덜한 채권형 ETN에 먼저 도입된 것 같다. 3배 레버리지에 대한 거부감을 완화하는 데 초석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추후 주식지수에 대해서도 확대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TN 시장규모가 ETF의 1% 미만이다. 향후 성장 가능성은?

- ETN 시장이 ETF만큼 커질 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글로벌 시장도 3% 수준이다. ETN 시장이 지금보다 커지기 위해서는 퇴직연금 시장에 진입할 필요가 있다. 현행법상 코스피200 추종 ETF와 달리 ETN은 퇴직연금에 못 들어가고 있다. 1위 사업자로서 제도개선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