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가구주 73.2%가 부동산 소유
"주택연금의 빈곤 완화역할 가능성 상당"
가입률 높이려면 "주택수·가액 기준 풀어야"
개인연금에 비해 조세지원 적은 부분도 숙제
조세硏, '노후소득 형성 위한 조세지원정책'
◆…주택연금이 고령 가구의 빈곤율을 크게 개선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가입을 확대하기 위해 대상 주택을 제한을 없애거나 조세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사진 연합뉴스)
집을 담보로 매달 일정 금액이 지급되는 주택연금이 고령 가구의 빈곤율을 크게 개선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보고서가 나왔다. 이에 주택연금 활성화를 위해 가입기준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는 주택 수와 주택가격에 제한을 두고 있는데, 이 기준을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1일 조세재정연구원이 발간한 조세재정브리프에 따르면, 전병목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노후소득 형성을 위한 조세지원정책'이란 보고서를 통해 주택연금 가입확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주택 수·가격 제한을 지목했다.
주택연금은 만 55세 이상인 주택보유자가 거주하고 있는 주택(1주택, 공시가격 9억원 이하)을 담보로 맡기고 매달 일정 금액을 연금처럼 받는 '역모기지' 상품이다. 과거만 하더라도 자녀에게 상속하기 위한 목적 등으로 주택연금의 인기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고령화의 그늘이 짙게 드리워지면서 주택연금 가입에 대한 관심도 적지 않다.
2020년 현재 주택연금 가입자는 6만6000명 수준으로, 월 지급금(2020년 신규가입)은 121만1000원이다. 65세 이상 가구주 가구 중 부동산 보유 가구의 비율은 73.2%나 된다. 이런 비중을 고려한다면 주택연금의 가입자는 더 늘어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노인빈곤율은 43.8%로 OECD 가입국 가운데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전 연구위원도 "상대적으로 짧은 국민연금 도입 기간으로 인해 국민연금이 현 고령층의 노후소득원으로 기능하지 못한다"고 지적하면서 "고령가구의 높은 빈곤율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보유 가구의 비중은 높아 주택연금의 빈곤 완화역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전 연구위원이 분석한 결과에선, 주택연금 가입이 65세 이상 고령 가구의 빈곤율을 10.7∼16.3%포인트 하락하는 효과가 있다. 전 연구위원은 "고령층의 빈곤대응 정책으로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주택연금 가입확률을 높이는 정책으로 1세대 1주택, 주택 공시가격 9억원 등 가입자격 제한을 제거하는 것을 꼽았다.
주택연금과 개인연금의 조세지원액이 격차를 보인 부분도 개선과제로 지목된다. 정부의 조세지원액이 개인연금은 소득 100원당 11∼16원에 이르지만 주택연금은 1.6∼2.2원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전 연구위원은 "개인연금에 비해 주택연금에 대한 정부지원 수준은 매우 낮으므로 주택연금에 대한 조세지원 강화를 통해 가입지원이 필요하다"며 "재산세 감면 인상, 양도소득세 감면 등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