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사건 발생 직전 21시38분, 직후 23시11분 무정차 요청"
공사 "간담회서 무정차 정식 요청이 아닌 '진행 절차' 물어"
이준석 "이태원으로 유입되는 사람의 수 조기에 조절해야"
고민정 "시 관계자 답변 ‘위험 요소가 있어야 무정차 시킬 수 있어"
◆…자료사진:연합뉴스TV 방송 캡처
경찰과 서울교통공사가 이태원 참사 당일 '지하철 무정차 통과 요청'을 두고 엇갈린 주장을 내놓으며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31일 경찰은 '지하철 무정차 통과'와 관련해 "26일 오후 3시 열린 간담회 때 이태원 역장에게 ‘다중이 운집할 시 이태원역 무정차 통과를 적극적으로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울교통공사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구두로 무정차 통과를 요청한 건 사고 이후인 30일 오후 11시 11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태원 역장이 당시 간담회에 참석한 것은 맞으나 무정차를 정식 요청한 게 아니라 '어떻게 진행하면 되는 거냐'고 절차만 물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경찰은 공식입장을 통해 "사고 당일(29일) 현장에 있던 용산서 112상황실장이 (사고 전) 오후 9시 38쯤 전화상으로 무정차 통과를 요청했다”며 “하지만 교통공사 관계자는 ‘승하차 인원이 예년과 차이가 없다’고 하며 정상운영을 결정했다”고 반박했다.
경찰은 1일 다시 공식입장을 통해 이태원 핼러윈 참사 사건 발생 전에 이태원역 무정차 통과를 요청했다며 거듭 주장했다.
황창선 경찰청 치안상황관리관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경찰은 사건 발생 전인 21시38분과 발생 직후인 23시11분, 한 번은 휴대전화, 다른 한 번은 사무실 유선전화 이렇게 총 두 차례 무정차 통과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람의 많은 대화를 나누다 보니 (기억을) 못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용산경찰서 112상황실장에게 직접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이 자리에 왔다"며 "사고 당일 상황실장은 이태원역 부근에서 상황 관리를 하고 있었서 휴대전화로밖에 통화를 할 수 없었다. 상황실장 말에 따르면 밤 9시 38분경 이태원역장에 무정차 통과를 요청했다고 본인한테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교통공사에서는 '사고 이후 밤 11시11분경 경찰로부터 연락을 받았다'고 했는데 밤 11시11분경은 야외가 아닌 사무실에서 상황실 요원이 이태원역사 직원에게 전화를 해 2차로 무정차 통과를 요청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치권에서도 이번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키운 원인으로 '지하철역 무정차 통과'를 지목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당대표는 전날(3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태원역에서 지속해서 하차해 이태원으로 유입되는 사람의 수를 조기에 조절했다면 조금 상황이 완화되었을 것”이라며 “충분히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그리고 무정차 운행 등의 시행을 재난문자를 통해 인근 사람들에게 자동으로 전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서울교통공사, 지하철 무정차 통과를 시켰을 법도한데 이것 또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여기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자 오히려 시 관계자는 ‘위험 요소가 있어야 무정차를 시킬 수 있다. 단순히 사람이 많다는 것만으로 무정차를 시킬 수는 없다’는 답변을 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