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가 가정에 보내져 그 돌봄을 이기지 못해 안타까운 상황 발생"
"시설 폐쇄·신규입소 금지해 5천 가구 이상이 입소신청 후 대기 중"
"있지도 않은 '유엔 탈시설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있다고 답변하나"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의 모습. 이 의원이 지난 10월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건강증진개발원, 대한적십자사, 국립중앙의료원 등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체장애인인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은 2일 "('탈시설 후) 자립에 성공한 인원은 28%밖에 안 된다. 70%가 넘는 장애인들이 연고자에게, 가정으로 되돌려 보내졌거나, 다른 장애인 시설로 옮겨졌거나 사망했다"며 '탈시설 정책'을 비판했다. 탈(脫)시설은 장애인이 '장애인 거주시설'을 탈피해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의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송두환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에게 "서울시에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1,178명을 시설에서 내보냈는데, 자립에 성공한 인원이 몇 퍼센트(%)나 되는지 아시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이 중에서 진짜 자립할 수 있는, 자기 의사가 확실한 자기 결정권에 의한 그런 자립이 이루어진 부분(28%)에 대해서는 굉장히 축하하고 격려할 일"이지만 "나머지 70%가 넘는 장애인들이 가정에 되돌려 보내져서 그 돌봄을 이기지 못하고 안타까운 상황까지 가야 하는 그런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어떻게든 시설에라도 의존해 보려고 시설에 입소 신청을 해놓고 대기하고 있는 가정이 5천 명(가구)가 넘는다. 가정에서 도저히 돌보기가 어려워 시설에라도 어떻게 한번 기대보고 싶어도 국가에서 받아주지를 않는다"며 "탈시설 정책을 추진하면서 시설들을 폐쇄하고 신규 입소를 금지했기 바람에 이 부모님들이 어려워진 것을 알고 있느냐"고 따졌다.
송 위원장은 "제가 알고 있는 것과 일치하지는 않는 것 같다. 기회를 주시면 탈시설 문제에 관해서 제 의견을 좀 말씀드리겠다"고 했지만, 발언 기회를 얻지는 못했다.
이 의원은 또 송 위원장에게 '유엔의 탈시설 가이드라인 보셨느냐'고 묻기도 했다. 송 위원장이 "매년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하자, 이 의원은 "아까 '유엔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계시냐'고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물어보니까 '그렇다'고 대답하셨다"며 "가이드라인이나 매뉴얼 등 탈시설과 관련된 부분이 없는데 마치 그런 게 있는 것처럼, 그걸 준수하고 있는 것처럼 그렇게 답변하시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송 위원장은 "매년 탈시설 가이드라인을 저희가 만들고 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