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몰사고 9일째 '시추작업' 성공... '생존반응'은 아직
"경북지사 방문·대통령 지시 이후 시추기 두 대 반입"
"1대는 고장... 1대는 '20년前 도면' 보고 헛발질 천공"
"특수구조대? 현장에선 회사 근로자가 3·4교대 작업"
"카메라 앞에서 울부짖은 익일부터 작업속도 달라져"
"산업부가 1년 전 '붕괴우려'로 광산에 접근금지 명령"
◆…경북 봉화군 광산 매몰 사고 9일째인 3일 오전 고립된 작업자 2명의 생존 신호를 확인하기 위해 투입된 시추기 중 2대가 '구조 예상 지점'에 도달했다. 이날 오전 9시께 현장에서 구조 관계자들이 갱도 내부를 내시경과 마이크 장비 등을 활용해 고립된 작업자들과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고립된 작업자 가족들이 뒤에서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북 봉화 아연광산 매몰사고 9일째인 3일 고립된 작업자의 가족은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음에도 일 처리가 일사천리로 되지 않았다"며 "삼촌이 갇힌 날로부터 구조작업이 너무나도 수동적인 태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구조 당국은 이날 고립자 2명을 구조하기 위한 시추작업에 성공했지만, 고립자들의 생존반응이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50대 작업자의 조카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시추 기계도 고장 나고 사업체 대표의 말만 듣고 '20년 전 지도'를 가지고 이렇게 오래 구조작업을 하는 상황이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다. 너무 많은 시간을 잡아먹어서 진짜 너무 답답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2일 오후 경북 봉화군 광산 매몰사고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 26일 오후 6시께 발생한 사고로 작업자 2명이 지하 190m 수직갱도에 고립됐다. [사진=연합뉴스]
그는 "총책임자도 저희에게 이틀 만에 나타나 설명했다. 뉴스에는 특수구조대 수십 명이 투입됐다고 보도됐는데, 현장에서는 이 회사에서 일하는 광부들과 노동자들이 4교대, 3교대로 움직이면서 대여섯 명씩 들어가서 작업했다"고 밝혔다.
이어 "경북도지사가 내려오고 그 전날 대통령 지시사항이 있어서 이곳에 시추 기계 두 대가 그때부터 들어왔다"며 "시추 기계 하나는 고장 난 거였고, 하나는 헛발질해 다른 곳을 뚫었다. 너무 화가 나서 '대체 어떤 근거와 자료로 이 자리를 정했느냐'고 했더니 '20년 전 도면으로 정했다'는 얘기를 듣고 너무 어이가 없었다"고 했다.
◆…봉화 아연채굴광산 매몰사고 구조 상황도. 사고 엿새째인 31일 오전 10시 기준. [그래픽=연합뉴스]
그러면서 "대체 현장을 총 진두지휘하는 곳이 어디인가를 따져 물을 수밖에 없었다. 그전까지는 계속 이 사업체에서, 소장이 컨트롤하고 있었다고 전해 들었다. 저희는 더 이상 이 회사 간부 말을 믿을 수 없다. 이 작업 현장을 보고 진짜 너무나도 이해가 안 가는 상황"이라며 "그래서 기자가 올 때 카메라 앞에서 울부짖으며 호소한 그다음 날부터 구조작업 분위기와 속도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해 12월에 갱에 너무나도 펄(토사)이 많이 차 있어 붕괴를 우려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안전진단을 내렸다. 갱에 충진작업을 멈추고 차량이나 인원 접근금지 명령을 내린 걸로 알고 있다. 두 달 전에 사망 사고가 있었는데도 작업자들을 넣어서 거기에서 작업한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며 "그렇게 진행해 온 사업체가 또 구조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었던 상황이라 그런 모든 것이 이해되지 않고 신경을 놓을 수 없다"고 밝혔다.
◆…3일 오전 경북 봉화 아연 광산 매몰 사고 현장에 투입된 군용 천공기가 시추 작업에 투입돼 있다. 지난달 26일 오후 6시께 발생한 사고로 작업자 2명이 지하 190m 수직갱도에 고립됐다. [사진=고립된 작업자 가족 제공=연합뉴스]
그는 "삼촌이 경제적으로 넉넉지 않으니 여기까지 와서 일한 건데, 영상으로 뚫린 작업환경을 어제 처음 보여주셨는데 그걸 보니 너무 말이 안 나오게 힘든 곳에서 일하고 계셨다"며 "삼촌은 제일 깊은 곳인 190m(지점)에 있었고, 탈출하신 분들은 다행히도 30m, 갱보다 위에 계셨기 때문에 탈출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경북 봉화군 광산 매몰 사고 9일째인 3일 고립된 작업자 2명의 생존 신호를 확인하기 위해 투입된 시추기 중 2대가 '구조 예상 지점'에 도달했다. 현장에서 구조 관계자들이 갱도 내부를 내시경 장비로 탐색하고 있다. [사진=고립된 작업자 가족 제공=연합뉴스]
한편, '연합뉴스'에 따르면 장유성 산업통상자원부 동부광산안전사무소 광산안전관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지름 76mm 천공기 2대(3호공·4호공)가 각기 지하 170m 지점에 도달했다"며 "3호공에 (관을 통해) 내시경 장비를 넣었으나 고립자분들이 보이지 않았다. 반응이 없었다"고 밝혔다.
당국은 4호공이 뚫은 천공에 내시경 카메라를 투입할 예정이다. 다른 천공기 4대는 각각 지하 137m(지름 76mm), 34m(지름 76mm), 70m(지름 200mm), 64m(지름 98mm)를 뚫고 있고 나머지 4대는 시추 작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4호공이 뚫은 천공에 내시경 카메라를 투입할 예정이다. 다른 천공기 4대는 각각 지하 137m(지름 76mm), 34m(지름 76mm), 70m(지름 200mm), 64m(지름 98mm)를 뚫고 있고 나머지 4대는 시추 작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