⑥ 알레르망, 감자 후 증여 수법…30대 자녀들 수백억 갑부

감자로 소기업 착시효과 누린 뒤 20대 아들에 증여
회사 급성장 징후 보이자 서둘러 증여 '절세(節稅)'

침구 브랜드 알레르망을 운영하고 있는 이덕아이앤씨의 대주주 김종운 대표는 회사가 급성장 징후를 보이자 20대 두 자녀에게 서둘러 지분을 증여해 절세 효과를 톡톡히 누린 것으로 드러났다.

김종운 대표는 두 자녀에 증여하기에 앞서 18억 원이었던 납입 자본금을 7.6억 원으로 줄이는 감자를 단행해 소기업으로 착시효과가 나타나도록 하는 치밀한 증여전략을 구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증여방법과 시점을 선택한 결과 2014년 증여 당시 자녀의 지분 가치는 9억 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말 기준으로 370억원선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증여 시점을 앞당김에 따라 7년 사이에 증여세 부담이 40분의 1로 줄어들게 돼 그만큼 절세효과를 누리게 됐다. 이 회사의 주식은 김종운 60%, 처 인현숙 20%, 자녀 김덕주와 김덕진 각 10%씩 보유하고 있다. 회사의 발전에 특별한 기여도 하지 않은 30대의 김덕주와 김덕진은 지분을 증여받은 이후 7년간 각각 37.5억 원씩 70억 원을 배당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수저로 태어난 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배당의 근거가 되는 주식의 이전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문제점이 노출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07년 회사의 지분은 김종운 40%, 인현숙(처) 30% 인훈교(처남) 25%, 김세운(동생) 5%였다.

그러나 2009년에는 인훈교와 김세운의 보유분은 김종운과 회사 자기주식으로 변경됐다. 김종운 65%, 인현숙 30%, 자기주식 5%로 바뀌었다. 이 기간 동안 유·무상 감자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 점에 미뤄 인훈교, 김세운의 지분은 명의신탁(차명주식)이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주주 김종운 대표의 치밀한 절세 전략은 2013년 유상감자에 이은 지배구조 변화과정에서 여실하게 드러난다. 이덕아이앤씨의 매출은 2013년까지 10여 년간 100억 원 전후를 보이다가 2014년 470억 원으로 뛰었다가 2016년에는 1000억 원을 넘어섰다. 이렇게 회사의 모습이 달라질 것이 예상됨에 따라 지배구조 개편의 필요성이 절실해진 것으로 보인다.

이 시기는 알레르기 방지 특허를 앞세워 스타연예인 마케팅이 진행되기 직전이었다. 이 회사는 2013년 유상감자 9.5억 원, 자기주식 소각 0.9억 원 등을 통해 18억 원이었던 자본금은 10.4억 원이 줄어든 7.6억 원으로 자본금 규모를 대폭 줄였다. 자본금 규모만 보면 평범한 소기업에 불과한 모습으로 변신된 셈이다.

이 과정을 거쳐 김종운 68.42%, 인현숙 31.58%로 부부가 지분의 100%를 소유했다. 그 후 회사가 급성장을 시작하는 2014년 김종운과 인현숙은 8.42%와 11.58%의 지분을 덜어내 자녀인 김덕주와 김덕진에게 각각 10%씩 증여했다.

이를 통해 김종운 대표의 자녀들은 20대부터 수억 원의 배당잔치에 참여해 지난해까지 75억 원을 배당으로만 챙길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2014년부터 급성장하면서 이때 증여받은 보유 지분의 가치도 크게 늘어났다.

비상장 회사의 주식 가치를 평가할 때 이용하는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라 평가한 2014년의 김덕주와 김덕진의 1주당 가치는 1만5679원이었으나 8년이 지난 현재는 121만8653원으로 불어났다. 이에 따라 보유 지분의 총 가치도 9.1억 원 수준에서 370.47억 원으로 증여 당시에 비해 무려 40.7배로 급증했다. 지난 8년간 배당으로 받은 75억 원에 보유한 주식의 가치를 더한 현재 재산 가액은 445.47억 원이며 어지간한 중소기업 오너 부럽지 않은 재산을 축적한 셈이다.

조세일보는 회사 주식의 명의신탁 의혹과 인훈교와 김세운에게서 김종운과 인현숙으로 이전되는 과정, 김덕주와 김덕진에게로 넘어가는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두 자녀에게 증여 당시 주식 평가액과 평가방법 등 증여세의 산출근거를 질의하였으나 이덕아이앤씨 측은 답변을 회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