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북, 동해상 미사일 발사 이어 심야 80여발 포병사격"
북한, 한·미 공군훈련 연장 비난 뒤 무력시위 이어가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 훈련(왼쪽). 북한의 미사일 발사. 남북 간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면서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3일 밤 동해상으로 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늦은 밤에 역시 동해상으로 포탄 80여발을 쏘는 등 무력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북한은 애초 4일 종료 예정이던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을 연장하자 이에 반발해 탄도미사일과 포병사격을 이어 간 것으로 보인다. 남북 간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면서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감도 높아가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4일 "우리 군은 3일 밤 11시 28분경부터 북한 강원도 금강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80여 발의 포병사격을 포착하였으며, 탄착 지점은 '9·19 군사합의'에 따른 NLL 북방 해상완충구역 내"라고 밝혔다.
이어 "군은 군은 동해상 북한의 포병사격에 대해 '9·19 군사합의 위반 및 즉각 도발 중단'에 관한 경고통신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9·19 합의'상 동해의 경우 남한 속초~북한 통천 사이 남북 80㎞ 수역에서는 포사격 및 해상 기동훈련을 할 수 없다.
군은 특히 "동해 해상완충구역 내 포병사격은 명백한 '9·19 군사합의' 위반이며, 이러한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은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행위로서, 엄중 경고하며 즉각 중단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공군은 3일 오후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에 맞서 한·미 협의를 거쳐 비질런트 스톰의 훈련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북한 박정천 또 담화…"한미 연합공중훈련 연장, 엄청난 실수"
이후 북한 군사정책을 총괄하는 것으로 알려진 박정천 북한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은 이날 오후 8시 38분께 담화를 통해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이 연장된 것에 대해 "엄청난 실수를 저지른 것"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박정천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박 부위원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한 담화에서 "미국과 남조선이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을 연장하기로 결정하였다고 한다"며 "매우 위험하고 잘못된 선택"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남조선의 무책임한 결정은 연합군의 도발적 군사 행위로 초래된 현 상황을 통제불능의 국면에로 떠밀고 있다"며 "미국과 남조선은 자기들이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후 북한은 3일 밤 동해상으로 미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후 뒤이어 포탄 80여발을 사격하는 등 도발을 이어갔다.
앞서 한국과 미국 공군은 최근 지속적인 북한의 도발과 관련해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을 연장하기로 발표했다.
공군에 따르면 당초 훈련은 지난달 31일 시작해 4일까지 예정돼 있었다. 기간 연장에 따른 세부 내용은 한미 군당국의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질런트 스톰은 우리 공군 F-35A, F-15K, KF-16 전투기, KC-330 공중급유기 등 140여 대와 미군의 F-35B 전투기, EA-18 전자전기, U-2 고공정찰기, KC-135 공중급유기 등 100여 대를 포함해 모두 240여 대가 참여하는 대규모 훈련이다.
남북의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면서 훈련과 도발이 반복되는 악순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정세현 전 장관, 강대강 대치 벗어나야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3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북한은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에 대해 상당한 위협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5일까지가 이태원 참사에 대한 국가애도기간인데, 최소한 오늘 오후부터라도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중지하면서 북한이 최소한 이태원 참사에 관해서 애도를 표시하고, 조의를 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미국 바이든 대통령도 이태원 참사에 조의를 표하고, 러시아 푸틴 대통령, 중국의 시진핑 주석 등 다 조의를 표하는데, 입만 열면 우리 민족끼리하고 얘기하는 북한이 이 문제(이태원 참사)에 대해 아무 얘기도 안해서야 되겠느냐"며 "우리 정부가 북한을 (한-미 연합공중훈련으로) 겁을 줬으면 됐으니, 훈련 규모를 줄이든지 중단하든지 해서 애도기간 중에 북한 김정은 위원장 이름으로 조의를 표시하는 그런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한미 공군 당국이 훈련기간을 연장한다는 발표가 나왔고, 곧바로 북한 군부 1인자인 박정천이 한미 연합공중훈련 연장에 반발하는 담화를 발표하면서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결국 북한의 남은 카드가 핵실험밖에 없다는 분석과 함께 조만간 7차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