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과 다른 영국은행..."최종금리 예상보다 낮을 것"

영국은행(BoE)이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면서도 경기침체 우려에 최종금리는 시장 예상보다 낮을 것이라고 밝혔다.

3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BoE는 통화정책위원회(MPC)에서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연 3.0%로 0.75%포인트 올렸다. 이는 1989년 이후 최대폭이다.

BoE는 시장의 예상대로 내년 5.25%까지 금리를 올리면, 국내총생산(GDP)이 3% 하락하고 물가상승률이 0%로 하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앤드류 베일리 BoE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기준금리가 현재 시장에 반영된 것보다 덜 상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예를 들어 신규 부동산담보대출 고정금리가 과거처럼 크게 오를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년·5년 고정금리가 적용되는 영국 내 신규 주택담보대출(고정금리) 평균 금리는 지난주 2008년과 2010년 이후 처음으로 6%를 웃돌았다. 지난해 말 1% 수준이었던 것에 비교하면 급격히 오른 것.

베일리 총재의 발언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제롬 파월 의장과 대조를 이룬다.

파월 의장은 2일 "최종금리가 예상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며 "금리인상 중단에 대해 논의하기는 시기상조이고 아직 갈 길이 좀 남았다"고 밝혔다.

BoE의 기준금리 발표 이후, 국채금리와 파운드가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영국 금리에 대한 견해를 수정하며 최종금리를 4.75%로 내다봤다.

블룸버그 경제분석가들은 "BoE가 0.75%포인트 인상을 선택한 것은 악화하는 경제와 재정을 위한 일회적 성격"이라며 "BoE의 전망을 보면, 시장의 기대가 너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오는 12월에 0.50%포인트 올린 뒤, 최종금리는 5월에 시장 예상보다 낮은 4.25%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러미 헌트 재무장관은 물가상승률을 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BoE의 결정을 지지했다. 또한 높은 대출 비용에 힘겨워 하는 가계에 공감을 표했다.

그는 "물가상승은 우리의 적이며 가계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며 "견실한 통화와 안정적인 경제가 낮은 주택담보대출 금리, 더 많은 일자리, 장기 성장을 제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다만 "쉬운 길은 없기에 앞으로 세금과 지출에 대한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BoE는 앞으로 몇 달 안에 물가상승률이 10.9%로 정점을 찍은 뒤 2025년에는 0%까지 떨어질 것이라면서도 경기침체 위험이 커졌다고 밝혔다.

BoE는 "영국경제가 매우 어려운 전망에 마주했다"며 "전망에 따르면, 영국이 경기침체에 이미 빠졌고 GDP는 2024년 중반까지 8분기 연속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에너지 가격 상승과 긴축 재정 영향으로 GDP가 하락할 것"이라며 "대출비용 상승에 따라 가계와 기업도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