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홍하이 정밀 산업(鴻海精密)의 자회사이자 세계 최대 아이폰 생산업체인 폭스콘 테크놀로지 정조우 공장의 폐쇄는 통제된 국가에 생산을 의존하는 것이 얼마나 큰 위험을 초래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가들은 말한다.
이번 사건은 수십만 명이 직원이 근무하는 시설의 열악한 환경으로 공포에 질린 노동자들이 길거리로 뛰쳐나왔던 수년 전의 폭동사건을 떠올리게 만드는 것으로 폭스콘 정저우 공장은 코로나가 급증하자 중국 당국의 규제에 선제적 대응을 위해 전체 단지를 폐쇄해 버렸다.
폭스콘은 단일 기업 기준 민간부문 최대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으며 중국 전국 약 30여 공장과 연구기관을 합해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일하고 있다. 정저우도 그중 하나로 압도적인 물량의 아이폰을 생산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 이반 램(Ivan Lam) 애널리스트는 “정상적인 상황에서 거의 모든 아이폰 생산이 정저우에서 이뤄진다고 봐도 무방하다”라고 말했다. 실제 아이폰의 90%가 중국에서 생산된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프랑스 투자은행 내티시스(NATIXIS) 아시아 태평양 지역 매니저인 알리시아 가르시아 에레로(Alicia Garcia Herrero)는 “이번 사례는 생산 가치 사슬의 안정성 측면에서 애플에게 다시 한번 나쁜 선례가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컨설팅 회사 데잔 쉬라 앤 어소시에이츠(Dezan Shira and Associates)는 중국 제조업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가 미·중 무역 전쟁이 진정될 조짐이 보이지 않으면 잠재적인 위험을 항상 내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0년 생산을 시작한 정조우 공장은 1년 내내 현장 직원 30만 명이 정주하는 아이폰 도시(iPhone city) 초거대 기술 허브로 3개의 공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중 하나에서 아이폰 최신 모델인 아이폰14를 조립하고 있다.
램은 “현장 작업의 부분적 중단으로 생산량의 10~30%가 줄어들었으며 일부 물량은 중국의 다른 곳에 있는 폭스콘 공장으로 이전되었다”라고 덧붙였다. 폭스콘은 “이 단지의 지원들은 현재 외부세계와의 모든 접촉이 제한되는 ‘폐쇄 루프”로 운영되고 있다“라며 ”일일 보너스는 4배가 지급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애플 전문 애널리스트인 TF인터내셔널 증권 분석가 궈 밍치는 ”이번 봉쇄조치로 인해 전 세계 아이폰 생산에 제한적인 영향은 불가피하다“라며 ”그럼에도 중국에 생산기지를 둔 공급업체는 코토로나 제로 정책에 부응하는 폐쇄형 생산 효율성을 개선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애플도 코로나 19 이전에 생산 일부를 인도에 아웃소싱 하기 시작했으나 일부 저가 제품에 한정돼 있으며 중국 의존에서 탈피하기 위한 대안으로 베트남을 고려하고 있고 이번 사건은 시기를 앞당기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애플의 중국 의존도가 워낙 큰 까닭에 생산기지 이전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지난해 750만대에 가까운 물량이 인도에서 생산되었지만, 애플 전체 물량의 3%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