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DB생명 사태에 크레딧 리스크 상존
최종금리 5% 전망에 10월 CPI ‘촉각’
공화당, 인플레 금리상승 유발요인 배제 공약
글로벌 공급망 재편·IRA 수혜 산업에 주목
◆…로이터 제공
이번주 금융시장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여파가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 중간선거와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레고랜드 사태에 이어 흥국생명 사태가 빚어지면서 채권시장 신용경색 우려도 나온다. 흥국생명이 지난 1일 5억달러 규모의 외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조기상환)을 행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3일에는 DB생명이 300억원 규모의 국내 신종자본증권의 콜옵션 행사일을 연기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없는 영구채라는 점에서 엄밀히 말해 채무불이행 이슈는 아니다”라면서도 “암묵적 규칙으로 여겨지는 조기상환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차환발행이 쉽지 않다는 방증이다. 위험자산 선호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지난 3일 FOMC에서 시장 예상대로 자이언트스텝(75bp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종금리 상향을 시사하며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조절을 기대하는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현재 4%인 기준금리가 5%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월의 말장난이 극에 달했다고 판단한다. 긴축 속도는 늦출 수 있지만 상단은 높아질 수 있다는 발언은 어떤 결론도 내리기 어렵다”며 “미세조정하면서 상황을 보겠다는 말 이상의 의미는 없었다”고 분석했다.
시장의 관심은 12월 FOMC의 향방을 좌우할 10월 CPI로 이동했다. 오는 10일 발표되는 헤드라인 CPI는 +8.1%, 근원 CPI는 +6.5%로 전월대비 소폭 하락이 예상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식품과 주거비, 에너지 부문을 제외한 물가지수는 여전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며 “10월 CPI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최종금리 수준에 대한 컨센서스 상향 조정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근원 CPI의 하향 안정이 지연되는 원인으로는 임대료가 지목된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택매매가격은 상승폭이 꺾였는데 임대료 하락으로 연결되는 시간이 늘어지고 있다”며 “미국인들의 보유 현금이 많기 때문을 의심해볼 수 있다. 보유 현금이 많다면 매매 대신 월세를 선택하면서 월세 수요가 늘어 임대료가 상승할 개연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중간선거, 野 공화당 승리 가능성
8일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책 수행평가 자리가 될 중간선거가 치러진다. 상원의원 35명, 하원의원 435명이 선출된다. 공화당이 우세한 가운데 상·하원 동반 승리 가능성도 나온다.
김영환 연구원은 “공화당이 양원을 모두 장악하는 경우 향후 2년간 입법부와 행정부의 대립이 심화할 전망”이라며 “법인세 인상, 기후변화 대응 등의 정책은 동력을 상실할 우려가 있고 예산 관련 불확실성도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공화당의 선거 전략은 철저하게 인플레이션 통제에 방점을 맞췄다. 인플레이션과 금리상승을 유발할 요인은 배제하거나 시행을 지연시키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며 “시중금리 방향성에 변곡점을 만들 정도는 아니지만 부담을 덜어줄 소재 정도로는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호들갑을 자제하라’는 조언도 나온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가이던스를 시장이 선반영한 만큼 물가지표와 선거결과가 가지는 영향력은 다소 제한될 것”이라면서도 “미·중 상호견제와 경제 블록화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장기 흐름에서 수혜가 가능한 종목 탐색은 아직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도 “양당 모두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정책 방향은 동일하다”며 “중간선거 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후속 작업 등 행정력이 복원되며 반도체법, IRA를 강조한 수혜 산업 부각은 계속될 것”이라고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