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 넘는 임원대여금 이용 부동산 투기
알레르망 브랜드를 운영하는 이덕아이앤씨는 1998년 설립 이래 경영진에 친인척 외에는 임명하지 않는 족벌경영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회사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와 대법원 등기부등본을 조사한 결과 김종운 대표는 회사 설립 이래 22년째 등기이사로, 처 인현숙은 2000년부터 2009년까지 10년 동안은 감사로, 2010년부터 현재까지는 등기이사로 등재된 사실이 확인됐다.
◆…자료:대법원,금융감독원
김종운 대표의 동생인 김세운은 2010년부터 2022년 현재까지 사내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처 인현숙의 동생 인훈교도 10년간 사내이사를 지냈다. 뒤를 이어 또 다른 동생 인성교도 감사를 역임했다. 여기까지 등장하는 인물이 모두 친인척으로 철저한 족벌 중심의 경영을 해왔다.
더불어 인척으로 추정되는 김용선이 인성교의 자리를 물려받아 10년째 감사로 일하고 있다. 이를 보면 회사 설립 이래 22년 동안 경영진에 외부인이 단 한 명도 수혈된 적이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일부 중소기업이 적임자를 구하기 힘들어 대주주의 가족이 임원으로 등재되는 경우는 드물지 않다. 그러나 매출액 1천억 원이 넘는 침구 업계 매출 1위의 중견기업이 경영진 전원을 가족으로만 구성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특히 지난 2018년 한독상공회의소의 이노베이션 어워드 ‘비즈니스 혁신상’ 수상을 홈페이지에 자랑스럽게 게시할 수준의 기업이라면 경영 측면에서의 투명성 또한 남달라야 한다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이덕아이앤씨에서는 임원진 구성에서 그러한 모습을 찾기 어려웠다.
이러한 족벌경영의 폐해는 고스란히 회계의 투명성 훼손으로 나타난다. 375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배당으로도 부족해 2008년부터 2022년 현재까지 김종운 대표와 처로 추정되는 임원이 매년 빠지지 않고 막대한 회사자금을 빌려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의 수익이 변변치 않았던 시기인 2008년부터 2014년까지는 임원대여금이 평균 5억 원 내외의 소액에 머물렀다. 그러나 회사가 본격적인 성장기에 접어든 2015년 임직원 대여금은 9.16억 원으로 소폭 늘어난 뒤 2018년 26.7억 원, 2019년 106.56억 원, 2020년 124.85억 원, 그리고 지난해에는 무려 209.31억 원까지 늘어난다.
대주주의 가족과 친인척들로만 구성된 이사회의 동의를 받아 거액의 회사자금을 쌈짓돈처럼 유용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한 수준이다.
상법 제383조에 따르면 ‘이사는 3인 이상으로 구성되고 법령과 정관의 규정에 따라 회사를 위하여 그 직무를 충실히 하여야 한다’라고 정해져 있다. 또한, 제398조(이사 등과 회사 간의 거래)에 따르면 ‘회사와 이사가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이사 3분의 2가 동의를 해야 하고 거래의 내용과 절차는 공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덕아이앤씨 최대주주인 김종운 대표는 자신의 처와 처남, 동생 등 인척으로만 이사회를 구성함으로써 위 법의 취지를 지키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었다. 그 결과 회사자금을 빌려서 부동산 투기를 벌이는 등의 비정상적인 거래행태를 보이고 있다.
조세일보는 이덕아이앤씨가 상식을 벗어난 족벌 이사회를 구성하게 된 이유와 배경에 대한 질의와 함께 김종운 대표가 거액의 회사자금을 쌈짓돈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이사회 결의에 찬성한 이사의 명단을 요구하였으나 답변을 회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