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운하 "韓, 계속 장관직 유지하면 해임건의안 제출 요구할 수도"
"지지층 결집 위해 과격한 언사…장관은 품격 갖추고 책임 있는 모습 보여야"
"마약범죄, 5년 새 5배 늘어…정부, 의도적으로 마약수사 국면 조성"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 선포하니 경찰 수뇌부들도 마약만 신경 써"
김재원 "'직업적 음모론자' 발언, 법무부 장관으로서 부적절...자제해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원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일 '직업적 음모론자'라고 자신을 지칭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향해 "스타의식에 빠져 있다"며 해임 건의, 탄핵소추 등으로 정치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황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스타의식에 빠져 있지 않느냐는 의견들이 저 말고도 많이 있다"면서 "한 장관이 국무위원이면 국회의원들의 질의 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서 품격 있고 절제 있게 답변을 해야 한다. 하고 싶은 얘기를 다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을 상대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한 장관은 앞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황 의원과 방송인 김어준 씨를 '직업적 음모론자'로 지칭해 야당 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이에 황 의원은 지난 8일 "한 장관 발언은 현행범으로 체포돼야 할 수준의 명백한 범죄"라며 서울특별시경찰청에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황 의원은 "한 장관이 하는 언행을 보면 과격한 언사를 사용해서 자신의 지지층 또는 강경 보수층들, 그분들의 지지를 결집하려고 하는 과격한 언사를 많이 표현한다"며 "이것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자신의 팬덤층을 형성하게 하려는 연예인 의식에 지금 빠져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중고생 때의 소영웅주의를 보는 듯하다"고 꼬집었다.
'한 장관 입장에서는 황 의원의 이런 평가를 모욕이라고 보지 않겠나'란 질문에 "소영웅주의에 빠져 있다'고 말하는 건 시각이지 않나. 한 장관의 튀는 발언들, 과격한 언사들, 국회의원 질문에 대해 발끈하면서 굉장히 과격한 표현을 쓰는데 이것이 소영웅주의로 비춰진다"며 "이런 표현이 모욕적인 표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관종이란 표현도 관심을 받고 싶어 한다는 사람을 젊은 세대들이 즐겨 쓰는 말로 안다"며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과 같은 맥락 아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한 장관에게 정치적 책임도 묻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우선 한동훈 장관에게 국무위원 자격이 없으니 스스로 자리에서 내려와라 요구할 수 있고, 본인이 계속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면 국회에서 지난번 박진 장관에게 했듯이 해임건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해임건의를 해도 대통령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에 탄핵소추를 할 수 있다. 국회에서 할 수 있는 국무위원 행정부에 대한 견제방안이 해임건의, 탄핵 이런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의원은 이태원 참사 발생 배경에 대해 경찰이 마약 단속에 성과를 내느라 시민의 안전을 상대적으로 소홀히 했다고 지적했다.
황 의원은 "마약 단속을 기획하느라고 그 마약 단속에 인력을 배치하느라고 그것 때문에 참사가 발생했다는 게 아니다. 이태원 참사의 가장 직접적이고 큰 원인은 그 참사 현장에 왜 경찰기동대가 배치되지 않았느냐는 것"이라며 "왜 배치되지 않았는가를 생각해 보면 가장 큰 원인은 경찰을 배치할 권한을 가진 사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시민의 안전보다는 마약수사에 정신이 팔려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대통령이 나서서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그러면 경찰청장, 서울경찰청, 용산경찰서 등 대통령 인사권에 목을 매는 사람들인데 이 사람들이 뭘 최우선 과제로 생각하겠느냐는 것"이라며 "현재 마약류 실태가 대통령이 나서서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냐, 5년 사이에 불과 5배 늘어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5배 증가를 '불과'라고 표현할 수 있나'라고 진행자가 묻자 "5년 사이에 5배 증가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할 수준은 아니다"며 "최근 10대 20대들이 많이 늘어난 것은 틀림없고 검찰을 포함해서 경찰 마약수사부서에서 선제적인 대응방안, 강도 높은 검거대책 단속방안을 마련하는 건 반드시 필요하다. '마약수사를 하지 말라는 것이냐'라는 엉뚱한 얘기를 하던데 마약수사는 적극 선제적으로 강력하게 단속을 해야 된다. 그런데 왜 마약수사 국면을 의도적으로 조성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마약 수사 인력을 투입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마약 단속 인력도 투입하고 기동대 경비인력은 별도로 투입해야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날 SBS라디오에서 '직업적 음모론자' 발언에 대해 "정치인으로서는 잘했지만 법무부 장관으로서는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한 장관이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공적인 인물에 대한 비평은 사실 충분히 이런 정도의 비평은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나한테 왜 이런 말을 했느냐라고 하면 공적으로 업무수행을 하지 말아야 한다"면서도 "정치인으로서 본다면 (한 장관이) 굉장히 표현을 잘했다고 볼 수 있는데, 특정 정파에 소속돼 있다는 것을 너무 많이 표현하면 장차 정치적으로 논란이 되는 사건의 수사를 지휘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자제하는 것이 어떨까 한다"고 말했다.
이어 "법무부 장관이 편파적이라고 주장을 할 때, 나는 공정하게 일을 하고 있다는 그런 인상을 덜 주게 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경찰은 마약 담당하는 강력팀 수사관 하고 경비경찰 하고는 전혀 업무가 다르다"며 황 의원의 시각에 굉장히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마약 수사를 담당하는 경찰은 평생 마약 분야에 특화돼 있는데 (황 의원은) 마치 마약수사를 하면 경찰 업무가 이쪽이 줄어들고 저쪽이 늘어나는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그건 전혀 사정이 다른 것"이라며 "황 의원이 다른 분야도 아니고 경찰 출신인데 모를 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잘못이고 한 장관은 거기에 대해 조금 격하게 반응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