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매파' 이사 "최종금리까지 갈 길 멀어…속도 조절은 가능"

매파 인사로 알려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가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할 수 있겠으나 종착점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밝혔다.

13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이날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스위스 국적의 글로벌 금융그룹 UBS AG의 콘퍼런스에서 "시장은 이제 금리인상 속도가 아닌 금리인상의 종착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종착점에 도달하려면 갈 길이 아직 멀고 그것은 물가상승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낮은 것에 "좋은 소식이나 물가상승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알기 위한 자료 가운데 하나였으며 비슷한 다른 자료들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미 노동부는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7.7%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로이터가 집계한 경제분석가 전망치 7.9%보다 낮은 것.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보다 6.3%, 전월보다 0.3% 각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월러 이사는 "연준이 0.75%포인트에서 0.50%포인트로 인상 폭을 줄이더라도 10월 CPI는 여전히 엄청난 수준"이라며 "우리가 긴장을 끊을 풀기 전에 물가상승이 하락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 연준은 지난 3월 0.25%포인트, 5월 0.50%포인트 올린 뒤 6·7·9·11월 각 0.75%포인트씩 인상했다. 연준은 물가상승률 목표 2%를 달성하기 위해 지속적인 금리인상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경제분석가들은 통화 긴축이 경기침체 위험성을 키워 고용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셰로드 브라운 미국 상원 은행위원장은 미 연준에 "물가상승에 고통받고 있는 수백만 미국인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