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022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
◆…지난 3분기 가계의 명목소득은 늘었지만, 실질 소득은 고물가의 영향으로 5개 분기 만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이용객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사진 연합뉴스)
올해 3분기 가계의 실질소득이 5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취업자 수가 늘고 임금이 오르며 가계의 총소득은 늘었지만, 물가상승과 코로나19 관련 지원금이 끊기면서 가계소득은 뒷걸음쳤다.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질소득 악화가 더 지속할 수도 있다.
통계청이 17일 발표한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86만9000원으로 1년 전보다 3.0% 늘었다. 지난해 3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물가변동의 영향을 제거한 실질소득은 2.8% 줄어 지난해 2분기(-3.1%) 이후 5개 분기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물가를 고려하면 가계의 실질적인 형편은 나빠졌다는 소리다.
소득항목별로는 근로소득(명목 기준)이 311만4000원으로 5.4% 늘었다. 기획재정부는 "고용 증가 및 임금 상승의 영향"이라고 했다. 올해 3분기 취업자 수는 2021년 3분기와 비교해 78만명이 늘었고, 전체근로자 임금상승률(전년대비)은 올 2분기 5.5%에서 3분기 5.9%로 증가 추세다. 다만, 실질 기준으로 보면 근로소득은 0.4% 줄어 2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자영업자 증가와 서비스 업황 개선 등의 영향으로 사업소득(12.0%)과 재산소득(28.7%)도 명목 기준으로 늘었다. 반면 이전소득은 18.8% 줄었다. 지난해 지급됐던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 등의 정책효과가 사라진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공적이전소득은 26.1% 감소했다.
◆…(자료 통계청)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70만2000원으로 1년 전보다 6.2% 증가했다. 그러나 실질 기준으로는 0.3% 늘어 3개 분기째 증가율은 0%였다. 기재부는 "거리두기 해제 등의 영향으로 대면활동 관련 지출은 증가했다"면서 "그러나 고물가로 인해 가정용품·가사서비스, 식료품, 주류 등 지출은 줄었다"고 했다. 실제 음식·숙박 관련한 지출은 22.9% 늘었는데, 이는 전 분기 통틀어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오락·문화(27.9%)도 역대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가정용품·가사서비스는 9.1% 감소했다.
가구당 월평균 비소비지출은 101만8000원으로 1년 전보다 6.6% 늘었다. 특히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이자비용은 19.9%나 뛰었다. 증가율로는 3분기 기준으로 2018년(28.7%) 이후 가장 높다. 이에 3분기 전체 소득에서 세금이나 이자지출을 뺀 실제 처분가능소득은 가구당 월평균 385만원으로 1년 전보다 2.0% 증가하는데 그쳤다.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지출이 더 많은 '적자 가구'도 전체 가구의 25.3%에 달했다.
빈부격차도 벌어졌다. 분위별 소득 증가율은 상위 20%인 5분위에서는 3.7%를 기록했으나, 하위 20%인 1분위는 오히려 1% 감소했다. 기재부는 "1분위 공적이전소득 감소율이 가장 낮음에도 불구하고, 총소득 대비 공적이전소득 구성비가 높아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배율은 5.75배로 전년 동기 대비 0.41배포인트(P) 올랐다. 이 배율이 커진다는 것은 분배의 악화를 의미한다.
기재부는 "현 소득·분배상황을 비롯한 현재 우리경제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고용·사회안전망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고물가로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층 가구의 가계부담도 완화하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