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노동시장연구회 간담회서 기본방향 공개
‘반차’ 개념 대신 시간 단위 휴가 제도 검토
1일 최대 근로시간 11.5시간·주당 최대 69시간
한국노총 "임금 안주는 수단으로 악용"
◆…서울 중구 로얄호텔서울에서 미래노동시장연구회 킥오프 회의가 열리고 있다. 2022.7.18 사진:연합뉴스
미래노동시장연구회가 마련 중인 '주52시간제 유연화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윤곽이 나왔다. 연장근로시간 관리 단위를 '주'에서 '월'단위로 확대하는 것이다. 유연근무제의 한 유형인 '선택적 근로시간제'도 검토 중이다.
미래노동시장연구회는 17일 서울 명동 로얄호텔에서 '근로시간의 자율적인 선택권 확대 방안' 관련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했다. 연구회는 지난 7월 18일 출범한 노동시장 개혁을 위한 전문가 논의기구다.
연구회 소속 권혁 부산대 교수는 발제를 통해 근로시간 제도 개편의 시급성과 개편의 기본방향을 설명하고, 일하는 방식의 다양성에 대응한 근로시간 법제의 현대화를 위해 검토 중인 과제들을 발제했다.
세부 논의 과제는 ▲노사가 연장근로시간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개편 ▲근로일·출퇴근시간 등에 대한 근로자의 자율적 선택 확대 ▲충분한 휴식 보장을 통한 근로자의 건강 보호 ▲근로시간 기록ㆍ관리 체계 강화 ▲ 근로시간 저축 계좌제 도입과 다양한 휴가 사용 활성화 ▲ 근로시간 제도의 현대화 등 크게 6가지다.
특히 근로시간제 개편안의 핵심적인 내용은 '연장근로시간 관리 단위 확대'다. 주 52시간제 관리 단위로 ▲월 ▲월·분기·반기 ▲월·분기·반기·연 등을 세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행 '주 단위'에서 ‘월 단위’이상으로 관리 기간을 조정할 경우 한 달 동안 48~60시간의 연장근로시간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
다만 관리단위가 재편되면 특정 시기 장시간 근로 가능성도 높아질 수도 있다는 지적에 권혁 교수는 "근로자 건강 보호 차원에서 보완방안도 함께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회는 관리 단위를 월 단위 이상으로 변경할 경우 근로일 사이에 11시간 연속 휴식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방안이 적용되면 하루 최대 근로시간은 11.5시간까지, 주당 최대 69시간으로 제한된다.
연구회 좌장인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는 "산술적으로는 주당 69시간까지 가능한 것으로 계산되지만 이는 극단적 상황이며 여러 건강 보호 조치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회는 노동시간 선택 자율성을 보장하고 노동시간을 유연화하는 '선택적 근로시간제' 활성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연구개발 분야에만 3개월로 인정하고 있다.
또 연장 노동을 수당 대신 휴가로 보상하는 ‘근로시간 저축계좌제’ 도입 방안도 마련한다. 현재 1시간 연장근로 시 2시간 유급휴가를 주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안식월'과 같은 장기 휴가와 ‘반차’ 개념 대신 시간 단위 휴가 제도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밖에 연구회는 고소득 전문직에 대한 근로시간 규정 적용을 면제하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미국은 연봉 10만달러(약 1억3400만원) 이상 근로자에게 초과근로수당을 주지 않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을 시행 중이다.
연구회는 다음달 13일 노동시장 개혁 권고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이 같은 개편 방안에 대해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성명을 내고 "연차휴가도 제대로 소진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절대 보완책이 될 수 없다"며 "노동시간을 휴가로 보상하거나 대체한다는 것은 사업주에게 일한 시간만큼의 임금을 안주는 수단으로 악용하는 길을 터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