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최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로부터 탈환한 헤르손에 우크라 상품을 파는 'ATB 슈퍼마켓'이 처음 생겨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러시아가 점령했던 9개월 동안 이 지역에는 러시아에서 공급한 상품이 공급됐고 러시아 루블화가 통용됐다. 우크라 당국은 올 겨울 추위를 앞두고 난방·전기·식수 부족 사태를 우려해 이 지역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있다. <사진 로이터>
21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이리나 안드리이우나 베레슈크 부총리는 이날 헤르손과 미콜라이우 등 남부 2개 지역 주민들에게 중부·서부 등 비교적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할 것을 촉구하면서 "정부는 어린이, 노약자, 여성에게 우선적으로 교통, 숙박,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베레슈크 부총리는 국내 가용 전력을 최대한 보존하기 위해 해외에 체류 중인 자국민들에 겨울철 귀국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는 지난 수개월간 집중된 러시아의 포격으로 이들 지역의 발전소를 비롯한 주요 기반시설이 상당 부분 파괴돼 병원 등 주요 인프라 시설에 전력 공급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대책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까지 러시아의 공습으로 에너지 시설 50% 이상이 피해를 보았다며 이를 '에너지 테러'로 규정하고 있다. 이날 국영 전력 운영사 우크레네르고의 볼로디미르 쿠드리츠키 최고경영자(CEO)는 국내 15개 지역에서 4시간 이상 정전이 예정돼 있다고 알렸다.
올겨울 우크라이나 일부 지역에서는 기온이 영하 20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인도주의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국제사회도 우려하고 있다. WHO에 따르면 지난 2월 러시아가 침공한 이래로 우크라이나 의료시설에 총 703건의 공격이 이뤄진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WHO의 한스 헨리 클루게 유럽지역 국장은 키이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우크라이나 에너지 인프라의 절반이 손상되거나 파괴됐으며, 현재 1000만 명 정도가 정전을 겪고 있다"며 "올겨울은 우크라이나인 수백만 명의 생명을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보건·에너지 부분 인프라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으로 병원과 의료시설 수백 개가 더는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 것은 물론, 연료와 물, 전기가 부족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클루게 국장은 "산부인과 병동에는 인큐베이터가, 혈액은행에는 냉장고가, 중환자실에는 인공호흡기가 필요하다"며 "모두 에너지가 필요한 것들"이라고 지적했다.
또 코로나19 환자 급증 속 낮은 백신 접종률,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자 치료를 위한 약물 고갈, 난방을 위해 숲과 나무를 태우거나 디젤 발전기 혹은 전기 히터를 사용하는 것으로 인한 호흡기·심혈관계 문제 가능성 등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클루게 국장은 "올겨울에 우크라이나인의 생존이 달렸다"며 "새로 수복했거나 아직 점령 상태인 영토에 '인도주의적 보건 통로'를 만들자"고 언급, 국제사회에 지원을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