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반발 속 'SMP 상한제' 한시 도입… 한전 비용 일부 절감

25일 국조실 규제개혁위원회 심의 통과

전력도매가에 상한 설정해 한전 비용 절감

내달 1일부터 3개월간 본격적 상한제 발령

업계 "정부와 한전이 개입해 시장 원칙 위반"

26일 정부와 전력산업계 등에 따르면 국무조정실은 전날 규제개혁위원회를 열고 '전력거래가격 상한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일부 수정 후 의결했다.

정부는 전기요금 인상 제한, 한전의 적자 해소 등을 위해 SMP 상한제를 한시적으로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SMP 상한제는 한전이 전기를 사들이는 기준 가격인 SMP에 상한을 두는 제도다. 제도가 시행되면 한전은 비용 일부를 절감하게 되지만 발전사는 판매 가격을 낮추는 것인 만큼 손해를 보게 된다.

민간 발전사의 강한 반발을 고려해 규제위는 SMP 상한제 시행이 3개월을 넘길 수 없고, 1년 뒤에는 관련 조항 자체가 일몰된다고 설명했다.

국조실 규개위는 SMP 상한제 적용 기간을 최장 3개월로 명문화하고, 1년 후에는 조항 자체가 일몰되도록 수정했다. 아울러 상한제 적용 대상을 100kW 이상 발전기로 한정해 태양광 발전사업자의 약 80%가 수익을 보호받을 수 있도록 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12월 제도 시행 시 SMP 상한은 1킬로와트시(㎾h)당 약 160원 수준으로 제한된다. 당초 산업부는 상한 기준을 10년 평균의 1.25배로 설정하려고 했으나 민간 발전사의 피해 등을 감안해 1.5배로 상향 수정했다.

SMP 상한제를 적용하면 직전 3개월간 SMP 평균이 최근 10년 평균의 1.5배를 넘으면 이보다 비싼 가격에 전력을 팔지 못한다.

지난달의 경우 SMP가 ㎾h당 250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발전사는 90원 정도를 손해본다. 반면 한전은 전력구매 가격이 250원대에서 160원대로 떨어져 약 70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연료 가격이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발전사업자들은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들어 3분기까지 SK(SK E&S·파주에너지)·GS(GS EPS·GS파워)·포스코(포스코에너지)·삼천리(에스파워) 등 4개 대기업 계열의 민간 발전 6개사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5% 늘어난 1조4781억원에 달했다.

반면 한전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이 21조8342억원이다. 지난해 5조8542억원 대비 272.97% 증가해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산업부는 발전사업자들의 전력 생산에 필요한 연료비가 상한가격 적용 정산금을 초과할 경우 연료비를 별도로 보전키로 했다. 여기에는 열공급 발전기와 연료전지 등의 신재생에너지 발전기도 포함된다.

SMP 상한제 도입은 이달 중 산업부 전기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이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고시를 통해 다음 달 1일부터 석 달간 시범적으로 시행될 전망이다.
 
이어 "SMP는 시장 논리의 영역인데 정부와 한전이 개입해 시장 원칙을 위반했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