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00명 대상, 내년 소비지출 계획 물으니
'올해 대비 소비축소' 과반 이상…지출 2.4% 줄듯
정책과제로 물가안정>금리 속도조절>조세부담 완화
전경련, 2023년 국민 소비지출 계획 조사
◆…가계소비가 내년에는 고물가와 경기침체에 따른 소득감소 우려 등으로 부진할 것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이용객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사진 연합뉴스)
내년에는 가계가 지갑을 더 닫을 것으로 보인다. 고물가와 경기침체에 따른 소득감소 우려 등으로 가계소비가 부진할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간 가계소비는 우리경제의 안전판 역할을 해왔던 만큼, 소비부진 전망은 경제성장에 위험을 알리는 적신호로 해석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2023년 국민 소비지출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과반(56.2%)은 내년 소비지출을 올해 대비 축소할 계획이라고 6일 밝혔다.
◆…(자료 전국경제인연합회)
내년 가계 소비지출은 올해에 비해 평균적으로 2.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소득분위별로 살펴보면, 상위 20%인 소득5분위만 소비지출이 증가(0.8%)하고 나머지 소득1~4분위(하위 80%)는 모두 소비지출이 줄어들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이 낮을수록 소비지출 감소폭은 클 것으로 보인다. 소득분위별 내년도 소비지출 전망을 보면 소득1분위는 마이너스(-) 6.5%, 2분위 -3.1%, 3분위 -2.0%, 4분위 -0.8%, 5분위 0.8%였다. 전경련은 "소득이 낮을수록 고물가와 경기침체에 따른 고용 및 소득감소 영향을 많이 받아 소비여력이 비례적으로 축소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국민들은 내년 소비지출을 축소하는 주요 이유로 물가 상승(43.9%)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실직·소득 감소 우려(13.5%), 세금·공과금 부담(10.4%), 채무(대출 원리금 등) 상환 부담(10.3%) 순이었다. 품목별로는 여행·외식·숙박(21.0%), 내구재(15.4%), 여가·문화생활(15.0%) 등의 소비를 줄이겠다고 답했다. 최근 민간소비를 주도하고 있는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내년도 소비감소가 전망되는 대목이다. 반면 음식료품(26.6%), 주거비(전·월세 및 전기·가스 등)(20.9%), 생필품(12.7%) 등 필수소비재는 소비가 늘 것으로 조사됐다.
◆…(자료 전국경제인연합회)
내년 소비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리스크 요인으로는 물가 상승세 지속(46.0%), 금리 인상(27.0%), 세금·공과금 부담 증가(11.9%),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 위축(8.9%) 등이 있었다.대다수(74.5%) 국민들은 내년에 경기침체의 강도가 커질 것으로 우려하면서 가계형편이 올해보다 나빠질 것으로 봤다. 가계형편이 나아질 것으로 본 응답 비중은 25.5%에 그쳤다.
국민 10명 중 6~7명(65.3%)은 물가와 채무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내년에 계획한 소비를 이행하는데 있어 소비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부족한 소비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부업(35.7%), 저축 해지(22.6%), 주식 등 금융자산 매도(17.9%) 등을 꼽았다.
소비활성화 시점으로는 2024년 상반기(24.1%)와 2023년 하반기(21.9%)를 가장 많이 꼽았다. '기약 없음' 응답 비중도 21.5%에 달했다. 소비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과제로는 물가·환율 안정(42.7%), 금리 인상속도 조절(20.9%), 조세부담 완화(14.5%) 등을 지적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내년에 1%대의 저성장이 현실화될 경우, 가계의 소비 펀더멘털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며 "정부는 민간소비의 핵심인 가계소득 보전을 위해 기업활력 제고로 일자리 유지·창출 여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