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건설현장
8일 왕 메이화(Wang Mei-hua) 대만경제부 장관은 TSMC의 미국 투자에 따른 ‘탈 대만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한 시나리오는 전혀 불가능한 시나리오에 불과하다며 일축하고 나섰다.
2024년 5nm(나노미터, 1nm는 10억분의 1m) 공정 제품의 상업생산을 목표로 지난해 중반부터 120억 달러를 들여 공장을 건설 중인 가운데 7일 개최한 First Tool-In(첫 장비 입고식)을 통해 투자 규모를 총 400억 달러로 늘리고 3nm 공정 제품도 2026년부터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다.
행사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애플 팀 쿡, AMD, 엔비디아, ASML, 그리고 TSMC 창업자 모리스 창과 마크 류 회장이 참석했으며 참석자들과 분석가들은 TSMC의 이러한 행보를 칭찬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바이든은 건설 중인 TSMC의 4nm 팹을 둘러 본 후 “애리조나주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인 400억 달러를 TSMC가 투자하고 있다”라며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대만인들은 TSMC의 미국 투자에 대해 인재와 기술의 유출로 인해 국가의 ‘탈 대만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으며, TSMC가 애리조나 공장에 인력과 기술을 파견할 방침까지 밝히면서 증폭되고 있다.
이러한 우려가 나오자 왕 메이화 장관이 기자회견을 자처하며 불 끄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녀는 “TSMC는 대만에 연구개발 센터와 완전한 공급망을 구비하고 있다”라며 “대만 공장에서 3nm 팹이 이미 시험생산에 들어갔고 2nm 팹 건설을 위한 부지도 물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1nm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타오위안 롱탄 과학단지의 3번째 확장 단계를 진행 중으로 국내의 완전한 공급망 및 생태계로 인해 대만은 앞으로도 TSMC의 가장 핵심적인 공정의 생산기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 투자에 있어 특허와 같은 사업 비밀의 유출을 엄격히 통제하고 인재 유출로 인한 대만의 반도체 생산 공동화에도 적극 대응할 방침임을 거듭 밝힘으로써 현 TSMC의 투자(기술과 인력)를 일정 수준에서 통제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국가개발위원회 장관이자 TSMC 이사인 쿵 밍신(Kung Ming-hsin)도 핵심기술과 인재 유출에 대한 우려를 일축하며 “TSMC 미국 공장이 전체 생산용량의 3~4%에 불과, 탈 대만화 우려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우리는 확실히 대만에 가장 최첨단 기술과 제조공정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세계에서 가장 수익성 높은 공장으로 남아 있게 될 것”이라며 ”첨단 기술 대부분이 대만에 남아 있을 것이기 때문에 기술자 파견을 인재 유출 문제로 과장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미국에 건설하고 있는 5nm 공정을 4nm로 전환해 2024년 양산하고 2026년까지 완성될 제2 공장에서 3nm 공정의 양산에 들어가도 대만에 1nm와 2nm 공정에 뒤처지기 때문에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것과 전체 생산 규모가 3~4%에 불과한 까닭에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