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매체 포커스 타이완은 TSMC가 지난 2020년부터 120억 달러를 투입해 5nm 공정 제품을 2024년부터 양산에 들어가는 동시에 최대 400억 달러까지 투자를 늘려 2026년 3nm 제품을 생산한다고 발표했지만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보도했다.
4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히자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애플, AMD 최고경영자 등이 일제히 환영하는 한편 전 세계 파운드리 생산용량의 60%가 대만에 집중된 위험을 다각화한다는 측면에서 기대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근본적인 의문이 나오는 것이다.
TSMC 설립자 모리스 창은 지난달 20일 아시아태평양정상회의(APEC) 직후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 애리조나 공장의 생산비용이 대만보다 55%가 높을 것이라며 회의적인 전망을 보였다.
지난 8월 대만을 방문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만난 자리에서도 미국 반도체 산업재건을 위한 워싱턴의 기도는 ‘실패할 운명’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TIER(대만경제연구소) 산하 TIED(대만산업경제데이터베이스) 류 페이첸 또한 현지화의 장점이 없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유럽의 경제 대국들이 워싱턴과 베이징 간의 무역 긴장과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한 칩 부족을 목격한 후 반도체 자국 주의에 빠지면서 이러한 흐름을 주도하고 있지만, 시장의 변동성을 간과한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특히 TSMC의 미국 투자확대는 위험을 다각화하려는 미국의 강압에 따른 불가피한 단기 현지화 움직임으로 세계화 개념에 위배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는지 판단하기에는 너무 성급하다고 덧붙였다.
대만의 시장조사회사 트랜드포스의 수석 반도체 애널리스트 조안 샤오(Joanne Chiao) 역시 미국에 투자하는 IC 제조업체들은 더 높은 생산비용으로 가격 책정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며 보조금이 그나마 비용상승을 상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류 페이첸은 보조금 분배 방식에도 함정이 있다고 지적한다. 즉 반도체 종류 또는 같은 종류 내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불균등 할당 가능성, 그리고 더 현지화(자국 기업) 가능성이 큰 기업을 위주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만 산업경제부 장관과 TSMC 임원들 또한 겉으로 드러내는 표현과 실제 자국 내에서의 발언에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대만에 본사를 두고 포괄적인 공급망, 인재를 대만에 두고 핵심적인 R&D 및 생산 허브로 유지할 뜻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TSMC에 테스트 방비를 공급하는 벤더의 에코잉 차오(Echoing Chiao)는 미국에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수십 년 동안 대만에 구축된 칩 제조업체들을 해외에서 그대로 재현(봊제)하는 것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