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13일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법인세제 개편은 투자 확대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보이는 도심 일대 주요 기업체 건물들.(사진 연합뉴스)
애플이나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이 '탈(脫) 중국'에 나서면서, 주요(또는 주변) 국가에서는 새 생산기지를 자국 내 두도록 유도하는 기업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투자처'로서 매력이 없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경쟁국보다 법인세율은 높고 복잡하게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법인세제는 국가의 얼굴"이라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법인세 인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13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법인세제 개편 필요성을 강조했다. 기재부는 "최근 글로벌 기업의 탈중국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우리는 경쟁국보다 높고 복잡한 세율체계로 인해 기업 유치 경쟁에서 불리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25%(지방세 포함 27.5%)다. 기재부에 따르면 홍콩(16.5%)과 싱가포르(17.0%), 대만(20.0%) 등 경쟁 관계인 아시아 주요국보다 높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에서는 7번째로 높다.
법인세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금액) 구간도 복잡하다는 평가다. OECD 회원국 중 24개국(미국 등)은 단일세율 체계이며, 11개국(호주 등)은 2단계 구조다. 한국과 코스타리카만 4단계 이상의 누진세율 체계를 갖고 있다. 기재부는 "기업이 투자 후 성장하거나 경제력 제고를 위해 합병해야 하지만, 누진세율이 적용되어 세금이 늘어난다면 기업은 성장 대신 투자를 포기하거나 분할을 하려할 것"이라고 봤다.
기재부는 또 "해외기업들은 특정 국가에 경영본부 설치를 위해 맨 처음 법인세와 소득세를 고려한다"며 "외국인근로자 19% 단일세율과 짝을 맞추어, 외국보다 높은 법인세 부담도 완화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세법개정안에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인하하고, 외국인 경영자에 대해 종합소득세율(최고 45%) 대신 19%의 단일세율을 적용하는 방안 등이 담겼다.
법인세 내리면 수혜가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국민에게도 흘러간다는 논리도 폈다. 기재부는 "법인세 인하로 투자가 확대되면 소재·부품·장비 등 중소 협력업체에게도 온기가 되고, 주주·종업원·정부(세수 증가) 모두가 수혜자가 된다'고 밝혔다. 실제 한 반도체 회사의 1차 협력사는 1300여개에 달한다. 기재부는 "IMF, OECD 등 국제기구에서도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와 과표구간 단순화를 권고하고 있다"고 했다.
